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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텀 골드 람피온! 제1부 」

 

「 팬텀 골드 람피온! 제1부 ~저주받은 보석~ 」

W.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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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범인을 색출해내는 기술도 날로 새로워지고 있습니다. 웬만한 범죄자는 단 한 번의 실수로도 감옥에 들어가기 일쑤죠. 경찰의 눈을 피해 음지에서 기어 다니는 죄 많은 그들⋯⋯ 아, 물론 동정하는 건 아니에요. 정의로운 2년차 형사인 당신에게 죄는 뿌리 뽑아야 할 악덕이며, 악당은 혼쭐을 내줘야 할 불량 씨앗이니까요.

“그런데, 벌써 몇 번째 검거에 실패하는 게 가당키나 하냔 말이야!”

쾅, 상사가 책상을 크게 내리치며 분통을 터트립니다. 책상 위에는 오늘 아침에 발간된 따끈따끈한 신문이 펼쳐져 있습니다. 1면에 들어간 것은 우리 모두 알고 있는 그 유명한, 팬텀 골드 람피온의 화려한 예고장입니다. 어렵게 꼬아놓은 퀴즈나 수수께끼도 없이, 정정당당하게(이 말을 써도 괜찮을까요?)

“몇 월 며칠 몇 시 몇 분, 어느 장소에서 보아요!”

발송된 예고에는 언제나 그렇듯 샛노란색의 달맞이꽃이 동봉되어 있었습니다.

“이왕 친절하게 예고장을 보낼 거라면 뭘 훔쳐 가는지도 말해달라고!”

그렇습니다.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범인을 색출해내는 기술도 날로 새로워지고 있습니다. 웬만한 범죄자는 단 한 번의 실수로도 감옥에 들어가기 일쑤죠. 경찰의 눈을 피해 음지에서 기어 다니는 죄 많은 그들⋯⋯ 사이에서도, 경찰을 우롱하며 훨훨 날아다니는 금빛 만월의 괴도!

이번에는 꼭, 반드시⋯⋯ 그를 붙잡아 보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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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범인을 색출해내는 기술도 날로 새로워지고 있습니다.
 
웬만한 범죄자는 단 한 번의 실수로도 감옥에 들어가기 일쑤죠.
 
경찰의 눈을 피해 음지에서 기어 다니는 죄 많은 그들……
 
아, 물론 동정하는 건 아니에요.
 
정의로운 2년차 형사인 당신에게 죄는 뿌리 뽑아야 할 악덕이며, 악당은 혼쭐을 내줘야 할 불량 씨앗이니까요.
 
상사:그런데, 벌써 몇 번째 검거에 실패하는 게 가당키나 하냔 말이야!
 
쾅,
 
상사가 책상을 크게 내리치며 분통을 터트립니다.
 
책상 위에는 오늘 아침에 발간된 따끈따끈한 신문이 펼쳐져 있습니다.
 
1면에 들어간 것은 우리 모두 알고 있는 그 유명한,
 
팬텀 골드 람피온의 화려한 예고장입니다.
 
어렵게 꼬아놓은 퀴즈나 수수께끼도 없이, 정정당당하게(이 말을 써도 괜찮을까요?)
 
아르도어:⋯시정하겠습니다. (뒷짐을 진 자세로 고개 꾸벅 숙인다.)
 
발송된 예고에는 언제나 그렇듯 샛노란색의 달맞이꽃이 동봉되어 있었습니다.
 
밤의 요정이라는 꽃말과 퍽 잘 어울리네요.
 
상사:이왕 친절하게 예고장을 보낼 거라면 뭘 훔쳐 가는지도 말해달라고!
 
그렇습니다.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범인을 색출해내는 기술도 날로 새로워지고 있습니다.
 
웬만한 범죄자는 단 한 번의 실수로도 감옥에 들어가기 일쑤죠.
 
경찰의 눈을 피해 음지에서 기어 다니는 죄 많은 그들……
 
사이에서도, 경찰을 우롱하며 훨훨 날아다니는 금빛 만월의 괴도!
 
이번에는 꼭, 반드시…… 그를 붙잡아 보이겠어요!
 
상사:이봐, 듣고 있는 거야? 이게 사과만으로 될 것 같아?
하여튼간에, 들어온지 몇 년 되었다고 벌써부터 기가 빠져가지고는...
 
아르도어:아닙니다. 듣고 있습니다.
 
상사:됐다, 듣기 싫어.
나가서 저 망할 괴도 놈을 어떻게 잡을 지나 궁리해.
나가봐.
 
아르도어:⋯예. (그대로 몇 걸음 뒤로 물러나 문을 닫고, 방에서 나온다.)
(머리카락 팍팍 털음) 골드 람피온⋯.
그림
 
아르도어가 머리를 열심히 털어도 팬텀 골드 람피온의 명성이 털리진 않습니다.
 
속이 답답합니다...
 
마음먹은 대로 돌아갔다면 만사가 참 쉬웠을 텐데요.
 
직장동료 A:오늘은 평소보다 심기가 안 좋으시네요.
 
직장동료 B:왜, 또 그 괴도가……
 
동료들이 소곤거리다, 당신이 오자 반갑게 맞이합니다.
 
직장동료 A:커피 마시고 일해요~ 이럴 때 한숨 돌려야죠.
아, 아르도어 씨는 단백질 음료가 더 좋으려나?
 
아르도어:그래, 괜찮다. 난 이거면 돼. (제 책상 위 놓여있는 단백질 음료를 든다.)
검거에 계속 실패하고 있으니 무리도 아니지. 내가 더 노력하면 될 일이다.
 
직장동료 B:이야~ 경찰의 자존심~ 아니. 책임감인가?
난 저 인간이 짜증 낼 때마다 이골이 나던데.
아니, 그 괴도가 도망치는게 우리 잘못인가?
 
아르도어:(대수롭지 않다는 듯 어깨 으쓱인다.) 그 녀석⋯. 완전히 붙잡았다고 생각해도 어느샌가 사라지고 말더군. 진짜 마술을 쓰기라도 하는 것처럼.
 
직장동료 A:역시 괴도니까 마술을 쓰는 거겠죠? 어느 만화 영화에도 그런 캐릭터가 있었던 것 같은데...
뭐, 그래도 이렇게 생각하는 모습을 보니까 아르도어 씨도 이제 경찰 태가 나는 것 같네요~ 햇병아리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손에 쥐고 있는 단백질 음료가 당신이 움직일 때마다 요동칩니다.
 
종이컵 안을 들여다보면, 불투명한 액체 위에 언뜻 당신의 모습이 비치네요.
 
어둠 속에서도 사그라들지 않는 청자색의 형형한 눈동자.
 
이 정도면 제법 정의로운 경찰 같지 않나요?
 
아니, 뿌듯해하자고요.
 
우여곡절 끝에 경찰 일을 맡게된 당신은, 생각과는 다른 여러 일도 덤덤히 처리해왔지만… (주차 단속, 무단횡단 단속, 음주 단속, 기타 등등)
 
역시, 팬텀 골드 람피온이라는,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는 대사건에 합류할 기회를 얻은 만큼 경찰의 의무를 다할 필요가 있겠죠.
 
직장동료 B:사실 오래 되진 않았지.
아르도어라고 해봤자 고작 몇년 차라고?
 
직장동료 A:아하하, 그랬었나.
 
아르도어:무얼. 일에 집중하다 보면 시간이 가는 것뿐이지. 새삼스럽군.
 
직장동료 B:이열~ 워커홀릭~
 
아르도어:⋯호들갑 떨지 마. 아직 부족하다. 저번에도 놓친 걸 생각하면 골머리가 아프군.
 
직장동료 A:맞아요. 애먼 사람 괴롭히지 마시고요.
아, 맞아. 그런데 아르도어 씨, 지난번 괴도가 출몰했던 현장에 있었다면서요.
혹시 재미있는 일화 같은 거 없어요?
 
아르도어:
지능
기준치: 30/15/6
굴림: 34
판정결과: 실패
 
아르도어:재미있는 일화라고 한다면, 아마도……
 
자각하기도 전에, 당신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말이 흘러나옵니다.
 
분명히 명화 절도사건이었죠.
 
괴도와 일대일 매치를 했던 역사적인 순간!
 
동료들의 눈빛이 호기심으로 가득 차오릅니다.
 
음료를 한 모금 마시며, 아르도어는 그때의 일을 회상하기 시작합니다…….
 
한 달 전, 달이 뜨지 않은 밤.
 
시내 XX 미술관은 한밤중인데도 전층 불을 밝히고, 숨을 죽인 채 괴도의 침입을 대비하고 있었습니다.
 
입구부터 경찰들이 오가는 차를 경계하고 있네요.
 
아르도어는 이런 큰 사건에 차출된 것이 처음이라 조금 긴장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원래 같았다면 아르도어에겐 이정도의 사건은 아직 이를테지만, 이번엔 운이 좋았어요.
 
괴도가 보낸 예고장을 처음으로 발견한 것이 바로 당신이었으니 말이에요.
 
상사:자네가 하마터면 놓칠 뻔한 예고장을 발견했다고 들었네.
 
높으신 분이 형식적으로, 당신을 칭찬합니다.
 
상사:이 괴도란 것이 참 질이 나빠.
언제, 어디서는 그렇게 꼬박꼬박 잘 쓰면서 뭘 훔치려고 하는지도 적지 않고……
게다가 예고장을 아무 데나 끼워두니 제때 발견하기도 힘든 일이지.
 
그렇습니다.
 
이번 예고장은 회수를 위해 내놓은 빈 짜장면 그릇 안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당신은 그릇을 버리다가 우연히 예고장과 눈이 마주쳤고,
 
그 공을 인정받아 가장 중요한 전시장의 경계를 맡게 되었답니다.
예. 제때 발견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상사:자, 곧 예고 시간이군.
녀석이 노릴 법한 그림이라면, 분명히 <베일을 쓴 아리아드네>가 틀림없어.
이 미술관에서 최고로 가치 있는 그림이니까.
아르도어, 자네도 슬슬 정해진 위치로 이동하도록.
 
아르도어:예. 각별히 주의하겠습니다. (정해진 경계 구역으로 이동한다.)
 
베일을 쓴 아리아드네.
 
이 전시장의 중앙, 오만떼만 경찰들로 바글바글한 안쪽에 그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커다랗고 휘황찬란한 귀걸이를 한 여인이, 베일을 쓴 채 눈을 내리깔고 있습니다.
 
손에는 막 감다 만 실타래가 들려 있고요.
 
아르도어:
교육
기준치: 50/25/10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잘 그린, 값비싼 그림처럼 보이긴 하네요.
 
이쪽엔 문외한이라 잘 모르겠지만, 미술관을 찾는 모든 사람이 이 그림을 먼저 보러 가는 걸 보면 분명히 훌륭한 그림이겠죠?
 
상사:예고 시간 10분 전!
모두 정위치로!
 
아르도어는 전시장의 구석 벽에 섭니다.
 
아리아드네와는 다소 멀리 떨어진 곳이라, 이 구역의 경계는 한산하네요.
 
당신 외에 배치된 이는 갓 신입처럼 보이는, 경찰정복을 서투르게 입은 사람입니다.
 
모자가 삐뚤어졌는지 쩔쩔매고 있네요.
 
아르도어:⋯거기. 신입인가?
모자가 비뚤어진 건가? 좀 보지.
 
신입 경찰:허, 헉...! 네, 넵...!!! 들어온지 얼마 안, 되 , 되었... 된....!! ... 시, 신입... 신입.입니다..!!
 
눈이 마주치자 꾸벅, 인사를 하더니…….
 
신입 경찰:허, 허억, 모자가 떨어졌……
 
허둥지둥 소란을 피우는 모습에 저쪽의 경찰들이 눈살을 찌푸립니다.
 
상사:거기, 조용히 하게!
 
신입 경찰:죄, 죄송합니닷!
으아, 혀를 깨물었……
 
아르도어:⋯진정해. 일단 목소리를 낮춰라.
 
모자는 주울 생각도 않고 시끄럽기 그지없네요.
 
어쩐지 신입다운 모습에 한 사람이 생각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꼭 저렇게 허둥대며 당신을 선배님이라고 불렀었죠.
 
신입 경찰:저, 저기, 선배님...!
그쪽에 떨어진 모자 좀...
 
네, 꼭 이렇게... ...
 
그 때의 당신은 분명 모자를 주워줬었죠.
 
아르도어, 어떻게 할까요, 모자를 주워줄까요?
⋯여기 있다. (허리를 숙여 떨어진 모자를 주웠다. 상대의 손 위에 턱, 하고 올려준다.)
 
신입 경찰:가, 가... 감사합니다아... (모자 받아들고선 쩔쩔맨다.)
 
아르도어가 모자를 쥐여주면, 신입 경찰은 미소를 지으며 감사를 표합니다.
 
20대 중후반?
 
상당히 젊어 보여요.
 
선량한 얼굴이지만 잔뜩 긴장한 듯, 모자는 여전히 삐뚤어져 있고 겉옷의 단추도 한두 개쯤 뜯어져 있습니다.
 
생각나는 사람이 있군요.
 
상사:예고 시간 5분 전!
 
신입 경찰:저기, 제가 오늘이 첫 임무라 그런데…… 팬텀 골드, 어쩌고가 그렇게 유명한가요?
미술관 앞에 기자들도 와글바글하고……
 
아르도어:그래. 여러 곳에서 이름을 날린 괴도다. 우리에겐 반드시 잡아야 하는 범죄자가 되겠지.
⋯그런데 너, 이곳에 어떻게 배치된 거지? 신입이 이런 중요 구역에 배치되는 일은 흔하지 않다만.
 
신입 경찰:앗, 아... 그게... 제가 새로 조직된 괴도 특별 전담 팀에 속해있어서...! 선배분들께서 경험 삼는 것도 좋다고 하시면서 데려오셨거든요...!
 
아르도어:흠. (빤히⋯.)
 
신입 경찰:그, 그. 아무튼, 혹시 아는 정보같은 거 없으신가요?! 그냥 모르고 있다가 돌아가면 선배님들께 혼날거예요...
간단한 거라도 좋으니 알고 계신게 있으시다면 말씀주세요!
 
신입 경찰이 당신에게 자꾸만 말을 걸어옵니다.
 
아무래도 아르도어가 선임이다보니까, 조금 친해지고 싶어 하는 걸까요?
 
아르도어가 원한다면 신입에게 정보를 흘려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아르도어가 알고 있는, 팬텀 골드 람피온의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아르도어:(새로 조직된 팀이 있다고 들은 바는 있다. 그러려니, 납득한다.) 반년 전 즈음 갑자기 나타난 도둑이다. 그냥 도둑치고는⋯ 스케일이 남다르긴 하지.
(이하 제가 알고 있는 정보들을 간략하게 설명한다.)
 
신입 경찰:... 헉, 정말요? 그렇게 큰 스케일의 일을 저지르는 괴도가, 왜 아직도 잡히지 않은걸까요?
게다가 왜 하필 노란 달맞이꽃인지 궁금하네요.
탈출은 어떻게 하는걸까... ...
 
같은 추임새를 빠지지 않고 넣더니,
 
신입 경찰:인기가 많은 괴도였구나.
선배는, 좋아하시나요?
 
아르도어: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아. 범죄자라면 응당 붙잡을 뿐.
굳이 어느 쪽이냐 따진다면, 싫어하는 쪽이라고 알고 있어라. (상대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다가, 비뚤어진 모자를 똑바로 고쳐준 후 떨어진다.) 잡담은 여기까지. 대기해.
 
신입 경찰:하긴, 그래야 정의로운 경찰이죠! 존경스러워요, 선배.
저도 선배에 뒤지지 않도록 힘내야겠습니다.
물론! 잡담도 여기서 그만두고요.
 
아르도어:
심리학
기준치: 10/5/2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지금의 대화로 긴장이 다 풀렸나 보네요.
 
아르도어는 아~무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신입 경찰은, 조금 전보다 편안한 얼굴을 합니다.
 
도움이 되었다면 다행인거죠, 뭐.
 
상사:거기, 아까부터 소곤소곤 시끄럽잖아! 예고 시간 10초 전……
 
그 순간, 화를 내던 그가 아연한 표정을 합니다.
 
방 안의 모든 불이 꺼집니다.
 
암흑이 찾아옵니다.
 
“저, 정전이다!”
 
“어서 비상 전력을!”
 
“젠장, 손전등이라도 켜봐!”
 
삽시간에 전열이 흐트러지며, 손전등 빛이 번뜩거립니다.
 
아직 그림은 무사한 모양이네요.
 
아르도어:(자리에 서서 주변의 기척을 느낀다. 수상한 움직임을 느끼면 즉시 제압할 수 있도록.)
 
“선배, 손전등 챙겨왔어요?”
 
그런 아르도어의 바로 옆에서 속삭임이 들립니다.
 
“저는, 아닌데. 놓고 왔나 봐요. 아~ 이런 이런, 정~말 칠칠치 못한 신입이라니까.”
 
그 말을 듣고 당신은 허리춤을 확인하지만, 이상하게도 당신의 손전등도 보이지 않아요.
 
분명 가져왔는데 말이에요.
 
아르도어:    ⋯뭐지? 어느 틈에.
⋯너.
 
“그래도 핸드폰이 있어서 다행이죠? 문명의 이기! 전 플래시 자주 쓰거든요.”
 
부스럭거리는 소리.
 
아르도어:긴장이 다 풀렸나 했더니.
 
그런 것치고는 빛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슬슬 예고 시간 아닌가? 정확한 시간이, 아하하, 6, 5, 4……”
 
아르도어:(기계의 빛은 필요 없다. 어둠 속에서도 눈이 밝은 것이 장점이라면 장점. 저 목소리의 주인을 향해 한 발짝 다가선다.)
 
아르도어가, 정체 불명의 사람을 잡으려고 한다면...
 
아르도어: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처음부터 너였군.
 
아르도어는 재빠르게 손을 뻗어, 그가 숫자를 다 외기 전에 옷 끝을 붙잡습니다.
 
덥썩!
 
도망치지 못하게 확 끌어 당겨오는데...
 
어라?
 
당신이 붙잡은 옷소매에서 무게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아르도어:(혀를 찬다.) 놓쳤나.
 
그러던 중, 뒷쪽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3”
 
“2”
 
“1”
 
류예온:“It's show time!”
 
눈을 찌르는 듯 강렬한 빛이 터집니다.
 
아르도어:―!
 
섬광탄입니다.
 
눈물이 앞을 가려, 제대로 뜨고 있을 수 없습니다.
 
어디선가 욕설이 들립니다.
 
상사:녀석이 왔다!!! 벽을 더듬어! 아리아드네를 지켜라!
 
그리고 당신의 바로 옆에서, 낯선 목소리가 들립니다.
 
류예온:이런 상황에도 막힘없이 지휘하다니~
우리나라 경찰은 정~말 대단하시네~!
제가 다~ 자부심을 느낍니다~.
그런데 유감.
물건은 이미 챙겼거든요. 제가 언제 아리아드네를 가져간다고 말이라도 했답니까?
누가 그랬죠? 아~ 헛다리 짚으신 경관님은 안됐네!
 
류예온:봉급이 깎이시겠어?
 
아르도어:⋯거기 서! (생리적으로 눈물이 흐르면서도 범인을 놓치지 않기 위해 손을 뻗는다.)
 
제대로 앞을 볼 수도 없는 당신의 머리에, 푸욱, 깊게 모자가 씌워집니다.
 
류예온:이것저것 전~부 가르쳐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선배~
그럼 오늘은 이만───!!!
 
아르도어의 손길은 허공에 뻗치는 걸로 그칩니다.
 
하지만 이대로 그를 보내줄 수는 없습니다.
 
괴도, 팬텀 골드 람피온이잖아요?
 
지금까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당신을 놀렸던 괴도인데, 설마 아무것도 안 하고 내버려 둘 생각은 아니겠죠?
 
창문이 열리는 소리가 납니다.
 
방향은, 정확해요.
 
이대로 달려들면 붙잡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달려들어요!
아니, 그렇게는 안 돼.
근접전(격투)
기준치: 90/45/18
굴림: 7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정통으로 몸통박치기에 성공합니다.
 
당신에게도 얼얼한 충격이 오네요.
 
이건 예상 못했는지, 괴도가 당황한 소리를 냅니다.
 
쿠당탕!
 
류예온:잠깐만, 잠깐만, 나 뼈!
악, 뼈 부딪혔다고!
 
아르도어:포기해라. 도둑.
(그대로 팔을 등 뒤쪽으로 잡아둔 채 무게로 짓누른다.) 간도 크군.
 
류예온:헤에~, 형사님. 이렇게 난폭한 분이셨어? 몰랐네~...
 
아르도어:사람 면전에서 섬광탄을 쓴 자에겐 듣고 싶지 않다만.
 
류예온:아~ 그러셔? 누가 편한대로 잡혀줄 줄 알아? (바둥바둥, 한쪽 손 겨우 빼내고서는.)
 
아르도어:(아직도 뺨을 타고 눈물이 흐른다. 이 거리에서 얼굴을 봐둬야 하는데.) 넌 나한테서 벗어날 수 없어. 안 놓칠 거다.
 
이때, 아르도어의 시야에 무언가 들어옵니다.
 
아르도어: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3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의 바로 앞에 있는 괴도가 스스로의 뺨을 만지는 듯하지만, 눈이 아파 잘 보이지 않습니다.
 
류예온:... 하나, 둘.
셋?!
 
저 망할 괴도가 숫자를 셈과 동시에,
 
당신은 나동그라집니다.
 
다른 경찰들이 모조리 이쪽으로 달려들었지 뭐예요!
 
동시에 손에 쥐고 있던 옷소매가 무척 가벼워짐을 느낍니다.
 
아르도어:⋯하.
 
...
 
섬광탄의 효력이 사라질 때까지 얼마나 지났을까요.
 
정신을 차리자, 창문은 훤히 열려 있고, 괴도는 온데간데없을뿐더러…….
 
아르도어의 손에는, 찢어진 망토 조각만이 남아있었습니다.
 
…….
 
……그런 일이 있었죠.
 
미술관이 잃어버린 것은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는, 사실 인기가 없다 못해 아무도 정확한 이름을 몰랐던 낡은 그림이라고 합니다.
 
미술관 측은 아리아드네를 잃어버리지 않았으니 되었다며 이 이상 경찰을 추궁하진 않았다고 하네요.
 
오히려, 팬텀 골드 람피온이 훔쳐 간 그림이라며 해당 그림의 기념품을 제작해 큰 이익을 거뒀다는 소문이 들려옵니다.
 
직장동료 A:아르도어 씨도 참, 고생이 많네요. 하마터면 잡을 뻔했는데 아깝다.
 
아르도어:⋯아깝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내가 부족했던 거다.
하지만 다음에는 반드시 붙잡는다.
 
어느새 미지근해진 음료를 들이켭니다.
 
어쩐지 입맛이 쓰네요.
 
그날로부터 벌써 한 달이 흘렀습니다.
 
이번에야말로 리벤지 매치!
 
전날 밤 당신이 두고 간 슬리퍼 밑에서, 예고장이 발견되었기 때문이에요.
 
이번에 팬텀 골드 람피온이 노리는 장소는 사흘 후 열리는 <가장무도회>라고 합니다.
 
고위층들이 해마다 여는 즐거운 유희라, 경찰을 단체로 들일 수 없다는 명령에 다들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래도 당신이 합류할 수 있었던 건 다행이라고나 할까요.
(고개 들어 대화하고 있던 동료를 마주 본다.) 앤, 너는 이번에 밖에서 대기하게 되나?
 
직장동료 A:네에, 아쉽게도 저는 보고서 작성할 일이 남아서요.
그래도 아르도어 씨가 가니까 별로 걱정되진 않네요.
괴도와 전면전을 벌이셨잖아요? 이번에는 분명 잡을 수 있을거예요!
 
아르도어:⋯그런가. (별개로, 그런 자리는 영 익숙하지 않아서 고민이다.)
좋은 소식을 들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지. (끄덕인 후 자신의 자리에서 관련 서류를 꺼내 살펴본다. 가장무도회에 대한 것도 적혀있겠지.)
 
가장무도회에 대해 조사한다면,
 
아르도어:
자료조사
기준치: 40/20/8
굴림: 96
판정결과: 대실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르도어: 그림
그림
 
아르도어가 자료조사를 하려고 서류를 꺼내다가...
 
그만 누가 올려놓았는지 모를 에스프레소 잔을 툭 치고 맙니다.
 
그 바람에 서류는 엉망이 되고... 손에서 커피 냄새가 진동을 하네요!
 
... 이 일로 또 혼나는 건 아니겠죠?
 
아르도어:정신이 영 딴 데로 샜군. (한숨.)
 
직장동료 B:자, 자~ 그러지 말고 일이나 합시다, 일. 파티 다녀오면 어땠는지 이야기해주시고요.
아, 오늘 점심은 피자 어때요?
 
아르도어:(못 알아볼 지경이 된 서류들은 버리고, 더러워진 바닥을 정리한다. 무릎 굽혀 앉은 채 관성적으로 대답했다.) 그렇게 해.
 
직장동료 C:피자 좋지! 나는…… 하와이안!
아르도어 씨도 좋다잖아~
 
직장동료 D:아 지난번에도 그거 시켰잖아요, 저 파인애플 싫다니까 자꾸 그러네.
 
당신은 자리에 앉아 예고장의 사진을 살펴봅니다.
 
아르도어:
지능
기준치: 30/15/6
굴림: 1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괴도의 예고장은 그때그때 다른 편지, 다른 글씨, 다른 말투지만 노란색 달맞이꽃만큼은 한결같이 동봉되어 있습니다.
 
<가장무도회>에 입장을 허가받은 건 당신과 몇 명의 경찰.
 
제대로 사복을 입어야 한다고 했었죠.
 
차라리 경찰을 가장한 척, 정복을 입고 가면 안 되나?
 
잠깐, 이거 괜찮은 것 같습니다.
 
고급스러운 정장이나, 코스튬을 갖추기엔 여력이 없단 말이죠.
 
아르도어는 경찰정복을 입은 채 무도회에 참가하기로 결심합니다.
 
결행 일시는 사흘 후.
 
그 후로 잠을 잘 때마다, 꿈 속에서 괴도가 나타나 당신을 바짝 약 올리고는 사라집니다.
 
본때를 보여주고 말겠어…….
 
직장동료 C:아, 피자 온 것 같네. 막내가 나가라!
(피자 얻으러 나감)
 
본때를 보여주고 말겠다고…… 당신은 피자를 받으러 나갑니다.
 
피자 배달부는 헬멧을 쓴 채로, 오토바이 옆에 서서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당신을 보자 “주문 감사합니다!" 하는 말과 함께 피자판을 잔뜩 얹어주네요.
 
고소하고 맛있는 냄새가 가득 피어오릅니다.
 
결국 파인애플이 든 피자 반, 들어있지 않은 피자 반을 시켰던가요.
 
피자 배달부:열 번 시키면 피자 한 판이 무료거든요. 이제 아홉 번이니까, 네.
다음 주문하실 때 꼭! 쿠폰 사용하신다고 말씀해주세요~
 
배달부는 제법 싹싹하게 말을 붙여옵니다.
 
헬멧에 가려져 얼굴은 잘 보이지 않지만, 목소리엔 웃음기가 담겨 있네요.
 
고된 일인데도 이렇게 잘 해주는 건…… 당신이 경찰이라서인걸까요?
 
뭐, 원래 경찰 앞에서는 모두가 법규를 준수하잖아요.
 
피자 배달부:아하, 참, 우리의 멋~진 경찰관님께서는 무슨 피자가 제일 좋으실라나?
 
아르도어:고생이 많군. (거뜬히 피자판을 건네받고선, 잠깐 멈칫한다.) ⋯흠. 동료들이 먹는 거라 무슨 종류가 있는지는 잘 모른다.
그래도 이건 좋더군. (피자와 함께 시킨 코울슬로 하나를 덜렁 집어 들었다.)
 
피자 배달부:오호~라. 코울슬로를 좋아하시는구나? 피자를 시키셨으면서 사이드 반찬을 더 좋아하시다니 이건 좀 특이하네요~. 이런 사람 처음봐~~
 
아르도어: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이렇게 깐죽거리는 말투, 비교적 최근에 들은 것 같은데…… 아뇨.
 
아마 아니겠지만.
 
무언가 마음에 걸립니다.
 
피자 배달부:그럼 이만 가보겠……
아, 아으으윽……
 
오토바이에 올라타던 배달부가 오른쪽 무릎을 부딪쳤는지 크게 아파하는 소리를 냅니다.
 
그렇게 세게 부딪친 것 같지도 않은데, 엄살이 심하네요.
 
눈이 마주치면 배달부는 멋쩍은 것처럼 물어보지도 않은 변명을 합니다.
 
피자 배달부:아 이게 참~, 한 달 전에 멍이 든 건데 아직도 안 나아서 말이죠~.
그때 그 사람이 너무 끈질겼던 바람에~ 이런, 이런……
네? 아, 그냥, 좀…… 우하하하하…… 신경 쓰지 마시고 피자 맛있게 드세요~
 
아르도어:그거 안 됐군. 상처가 오래 낫지 않으면 의사나 약사의 도움을 받아라.
(아~무 생각 없이 배웅해줌) 다음에 또 보지.
 
피자 배달부:어... 어.............. 제가 왜 다쳤는지 안궁금하세요?
 
아르도어:⋯궁금해야 했나?
 
피자 배달부:네, 네~ 뭐~ 누군지 몰라도 백금발에 청자색 눈을 한 사람이 제게 달려드느라 그랬다곤 절대 말 안할게요!
아차차, 다음 배달 시간이 또 이렇게 밀려서는…… 지각이다, 지각! 너무 늦으면 내쫓기고 말거야~
 
당신이 의심을 채 품기도 전,
 
피자배달부는 헛소리를 하며 전속력으로 바이크를 몰아 도망칩니다.
 
아르도어:(멍청하게 피자 든 채로 갸우뚱⋯.) 어쩐지 익숙한 것 같은데.
아홉 번이나 시켰으니 그럴 만한가. (역시 아무 생각도 안 하고 들어감)
 
아르도어는 별 의심을 품지도 않습니다.
 
뭐... 익숙한건 자주 봐서 그런 걸지도 모르죠?
 
아르도어는 식어가는 피자를 먹으며 거듭 생각해봅니다.
 
아까 그 사람... 정말 피자를 아홉 번 시켜서 익숙해진 배달부 정도로 그칠까요?
 
아르도어:
지능
기준치: 30/15/6
굴림: 1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다시 생각해보자...
 
어라?
 
아까 그 사람, 팬텀 골드 람피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듭니다.
 
아르도어:⋯.
 
그래요, 돌이켜보면 너무 수상했어요.
 
어디 백금발에 청자색 눈을 한 사람이 그렇게 흔하던가요?
 
아르도어:(음식을 씹다가 이질감을 느꼈다. 풀어헤친 포장재에 문득 비친 제 모습이, 백금발에 청자색 눈을 하고 있었으니까.) 어?
⋯ ⋯ ⋯.
앤, 비안. 난 정말 멍청한 것 같다.
 
직장동료 A:...네?
 
직장동료 B:갑자기?
 
그래, 틀림없습니다.
 
그 사람, 팬텀 골드 람피온이라고요.
 
경찰이 뭘 하고 있는지 염탐하러 온 게 아닐까요?
 
단 하나의 정보라도 줄까 보냐……
 
그렇게 보내버린게 너무 아쉬운 일입니다.
 
당장이라도 그 괴도를 감옥에 집어넣어야 하는데!
 
분노와 스스로에 대한 허탈함에,
 
아르도어:
SAN Roll
기준치: 85/42/17
굴림: 84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림
(쾁쾁쾁 퍼먹음)
 
아, 그만 옥수수콘이 쏟아져버렸습니다... ...
 
그렇게 사흘이 흐릅니다.
 
아르도어는 그동안 많은 일을 했지만, 그때마다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는 괴도의 괴롭힘에 시달려 다소 피로해집니다.
 
무단횡단을 하는 할아버지로 변장하거나, 인형을 잃어버렸다며 우는 아이로 변장하거나, 술을 마시고 난동을 부리는 아저씨로 변장하거나.
 
아니, 뭐 모두가 괴도는 아니겠지만요.
 
그래도 그 괴도라면 당신을 괴롭히러 오는 게 당연하다니까요.
 
한 명 정도는 괴도였을걸요?
 
오른쪽 무릎을 다친 사람들이 어디 그렇게 흔하겠어요!
 
어쨌든, 현재 아르도어는 가장무도회장에 들어와 있습니다.
 
도시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진 이곳은, 어떤 종교단체의 건물이라고 하는군요.
 
처음 들어보는 종교니 정교는 아닌 듯한데, 고위층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니 뭐라고 지적하기도 어렵습니다.
 
건물 주변엔 이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온 고급 자동차들이 겹겹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총 3층짜리 건물로, 1층에는 휴게실, 2층에는 식당, 그리고 3층에는 기도실로 쓰이는 넓은 강당이 있습니다.
 
현재는 파티에 걸맞게 휴게실 구역, 레스토랑 구역, 본회장으로 나뉘어 손님을 맞고 있습니다.
 
단 하나뿐인 계단을 올라가 3층에 도착하면,
 
회장 안은 경쾌한 음악이 흐르고, 맛좋은 음식과 음료가 가득하네요.
 
경찰정복을 입고 온 당신을 ‘경찰 코스튬’을 입은 참가자라고 모두가 생각하는 것 같더군요.
 
화려한 드레스나 연미복, 당신이 알지 못하는 만화 캐릭터 코스튬, 슈퍼맨을 위시한 히어로들, 마법사나 할로윈 코스튬 같은 것들도 보이고.
 
하지만 당신이 가장 거슬리는 건…….
 
아르도어:(미간 움푹 패인 채 제 팔짱을 끼고 서 있다.) ⋯.
(손가락을 까딱거리는 움직임이 일정하지 않은 것을 보아 불만스러운 기색이다. 그야.) 왜 이렇게 괴도가 많지?
 
“등장, 등장! 팬텀 골드 람피온의 화려한 등장입니다!”
 
“잠깐! 사칭은 용서할 수 없습니다! 나야말로 진정한 팬텀 골드 람피온!”
 
……그 괴도의 옷을 입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이겠죠!
 
얼추 돌아보아도 9명 정도는 괴도 행세를 하며 돌아다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래서야 진짜가 나타나더라도 얼른 잡을 수 없겠어요.
 
몇 없는 사복 경찰들도 하나같이 당황스러운 얼굴을 합니다.
 
무전기와 연결된 이어폰이 치직거리더니, 음성을 토해냅니다.
 
그런 지령과 함께 당신은 혼자가 되었습니다.
 
예고 시간까지는 앞으로 세 시간.
 
파티라도 즐겨볼까요?
 
아르도어:(무전기를 가슴팍에 매달았다. 그 외의 물건들도⋯ 더듬더듬. 잘 있군. 모자를 고쳐 쓰고 정면을 바라본다.)
(그러나 한숨.) 어느 정도는 알아보고 왔다지만, 영 적응이 안 되는군⋯.
 
아르도어가 회장을 전체적으로 둘러보면, 우선 가장 넓은 본회장에서는 쉴새 없이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니 쓸 만한 정보를 ‘탐문’으로 얻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외 2층 레스토랑 구역은 앉아서, 느긋하게 식사를 즐기고 싶어 하는 이들을 위해 개방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1층 휴게실 구역은 떠들썩한 파티에서 한숨 돌려 휴식할 수 있고요.
 
한 구역을 둘러볼 때마다 한 시간이 지난다는 전제입니다.
 
현재 아르도어가 있는 곳은 본회장입니다.
 
특별한 지령이 없는 한, 우선은 본회장부터 둘러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르도어:(인원 파악이 우선이다. 본회장 내를 우선적으로 돌아본다.)
 
아르도어: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흠................
 
강행?!
 
아르도어:응!!
 
아르도어: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르도어: 그림
 
손님이 너무 많아 정신이 혼미합니다.
 
정신을 다잡아야겠어요.
 
아르도어:
SAN Roll
기준치: 85/42/17
굴림: 74
판정결과: 보통 성공
(관자놀이 꾹 누른다. 집중해.)
 
어쩐지 관자놀이가 뻐근한게, 오늘은 영 날이 아닐지도 모르죠.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둘러보면, 당신을 호의적으로 바라보는 그룹이 있습니다.
 
화려한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과, 셜록 홈즈의 옷을 차려입은 남성, 뱀파이어 분장을 한 남성이네요.
 
순서대로 말을 걸어볼까요?
 
아르도어:(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에게 다가간다. 그런대로 말은 어렵지 않게 건넸다.) 파티는 즐기고 있나?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 어머, 반가워요! 전 무척이나 즐겁답니다. 후후... 그쪽은 어때요? 파티, 즐겁나요?
어쩐지 종교를 믿으실 분처럼은 안보이는데... 이쪽 종교단체 쪽 사람은 아니신거죠?
 
아르도어:그래. 다른 사정으로 참석했다. 그래서 이런 자리는 익숙하지 않군. ⋯너는 어떻지? 꽤 익숙한 것으로 보인다만. 즐기는 법이 있다면 듣고 싶군.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뭐 파티에 즐기는 법이 따로 있나요? 사람들이랑 이야기 나누고, 분위기 따라 춤도 추고, 건배도 하고... 그러면서 알아가는게 즐거움이죠.
여긴 종교 단체가 소유한 건물이라고 하더라고요. 저도 종교적인 이유가 있어서 온 건 아니라 듣기만 했지만... 이름이, 뭐였더라? 야수회? 좀 이상하긴 한데, 자선도 많이 한다고 했고. 종교의 자유는 누구나 가질 수 있으니까요.
그보다 말이죠~ 후후. 경찰 옷이 참 잘 어울리시네요! 이런 경찰만 있었다면 범죄는 벌써 사라지고도 남았을 거예요. 그런데, 들으셨어요? 오늘 팬텀 골드 람피온이 올지도 모른대요. 분명히 멋진 사람이겠죠? 그걸 보려고 몰래 들어온 외부인들도 몇몇 있다는 걸요. 그쪽은 어떻게 생각해요?
 
아르도어:모임 자체는 싫어하지 않는다만, 이런 방식은 흔한가 싶어서 말이다. (주변을 둘러본 후 어깨를 으쓱인다. 이어지는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가 몇 번 끄덕여지고.)
⋯어떻게 몰래 들어올 수 있지? 엄격하게 검증된 자들만 들어올 수 있다고 하지 않았나?
(달리 통로가 있다면⋯ 위치를 알아낸 후 미리 봉쇄를 해둬야겠군. 잠시 생각에 빠진 얼굴로 창밖을 주시하다, 이윽고 상대에게 다시 시선을 둔다.) 그 괴도라면 어떻게든 숨어들겠지만.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글쎄요? 저는 친구들의 소개를 받고 온 입장인지라, (어깨 으쓱여보인다.) 저도 어떻게 숨어들어온 건지는 잘 모른답니다. 뭐, 담을 넘거나... 뒷문을 따고 들어온다던가. 그런게 아닐까요? 추측일 뿐이지만요.
그보다 말이죠~... 괴도는 뭘 훔쳐 가려는 걸까요? 어쩐지 당신은 괴도를 썩 반겨하는 기색은 아닌 것 같으시네요. 다들 그 괴도를 좋아하던데 말이에요.
그래서 말씀 드리는 거지만... 후후. 야수회에서 애지중지하는 보석이 하나 있대요. 황금빛이 아름답다고 했던가. 팬텀 골드 람피온을 보면 황금색이 떠오르잖아요? 어쩌면 그걸 훔쳐가려는 생각일지도 모르겠네요.
경찰 옷을 입으셨으니 그걸 지켜보시는 건 어떠세요? 오늘만 할 수 있는 형사 놀이인거죠.
 
아르도어:⋯그렇군. 알려줘서 고맙다. 그 형사 놀이, 기꺼이 해보지. 괴도를 잡게 되거든 도움이 컸다고 인터뷰하겠다. (반쯤은 농조로 대꾸했다. 골드 람피온, 만월의 괴도. ⋯모자를 고쳐줄 적 얼핏 보았던 눈동자도 달을 머금은 색이었지.)
이만 가보지. 마저 즐겨라. (상대의 일행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다가오자, 고갯짓으로 인사하고는 자리를 이동했다. 셜록 홈즈 옷을 입은 남성에게 다가간다.) 그쪽은 탐정인가?
 
셜록 홈즈의 옷을 차려입은 남성:... 이런 사람도 이 파티에 참석할 수 있던 겁니까? (너를 위 아래로 흘겨보곤, 노골적으로 비아냥대는 듯 한 얼굴로.) 저는 눈이 높거든요.
그런데 경찰보단, 당신도 다른 탐정 옷을 입는 게 낫지 않았을까요? 알다시피 추리 소설에서 경찰은 번번이 범인을 놓치는 존재로 등장하기 마련이잖아요.
 
아르도어:(노골적으로 무시하는 태도에도 아랑곳 않는 듯, 선 자세를 바르게 유지한다.) 추리에 일가견이 있나 보지? 그럼 팬텀 골드 람피온에게도 관심이 많겠군. 이곳에 온다는 소문이 퍼진 모양이던데.
 
셜록 홈즈의 옷을 차려입은 남성:흥, 물론이죠. 애시당초 괴도라니, 그걸 자칭하기엔 너무 어설퍼요. 예고장부터 보세요. 이렇게 당당하게 몇 월 며칠 몇 시…… 참나, 유치하기 그지없습니다. 고급스러운 수수께끼도 없이 어떻게 괴도라고 할 수 있겠어요? 한참 모자라요.
듣자하니 사복 경찰이 몇 팀 섞여왔다고 하더군요. 그런 뜨내기 도둑은 얼른 잡혀주는 게 치안에 좋다니까요. 오늘은 그걸 보려고 여기까지 오기도 했으니... 기대됩니다.
 
아르도어:당당하게 경찰에게 예고장을 보내는 시점에서 괴도의 정의에는 맞다고 생각한다만. (묘한 표정.) 그럼, 그 도둑이 이곳에서 노릴 만한 물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나는 이들이 아낀다는 보석일까 싶다만.
 
셜록 홈즈의 옷을 차려입은 남성:당신이 생각하는 괴도의 정의라는 것부터가 틀렸습니다. 사람들을 경악시킬 정도의 천재적인 두뇌와 퀴즈가 있어야 진정한 괴도라고 볼 수 있는 것이겠지요. 어떻게 군중들을 홀렸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오늘 제가 그 실체를 파악하고 수준떨어지는 모습을 폭로할겁니다. (흥.)
괴도가 노릴만한 물건? 흠. 당신 말대로 이곳에 저주받은 보석이 있다곤 하던데, 정말인진 모르겠네요. 소유주에게 불행을 가져다준다고 했나…… 결국 트릭은 마지막에 들통나기 마련이죠. 유독성의 물질이 발라져 있다거나, 방사능이 새어 나오고 있다거나. 그런 거 아니겠어요?
 
아르도어:상당히 그 괴도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나 보군. 사람들이 범죄자를 선망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고개 끄덕이며 듣더니.) ⋯흠. 저주받은 보석인가.
가진 이에게 불행을 가져다주는 보석이라면 아낄 필요가 있나? 이런 가치는 잘 모르겠다만. (눈썹 까딱인다. 웨이터가 건네주는 샴페인 잔을 눈앞의 남자에게 재차 들려주고선 손을 내렸다.) 오늘 밤 원하는 광경을 볼 수 있길 바라지. 탐정. 경찰도 분발하겠다.
(그가 웨이터에게 술의 품격을 논하는 사이 자리를 벗어났다. 마지막으로, 저 사람인가⋯. 뱀파이어 분장을 한 남성에게 다가간다.)
 
뱀파이어 분장을 한 남성:오, 경찰관님이시네요. 반갑습니다. 파티는 즐겁게 즐기고 계신가요? (사람 좋은 웃음 띄우면서.) 이 파티는 매년 열리는데, 그쪽 분께선 이번에 처음 뵙는 분 같네요. 혹시 작년에도 오셨었나요?
 
아르도어:음. (멀리서 조금 전 대화를 나눈 남자의 연설이 들려오는 것 같다.) 그래. 정확히 봤다. 파티에 참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만, 떠들썩하고 즐거운 자리인 것 같군. 매해 이런 파티가 열렸나?
 
뱀파이어 분장을 한 남성:그럼요, 저는 이 가장무도회가 너무 좋아, 매년 참석하고 있습니다. 당신도 다음 무도회에도 또 참석하셨으면 좋겠네요.
여긴 야수회, 라고 하는 종교단체가 여는 파티거든요. 위대한 신을 섬기며 그 신의 가르침을 설파하는 교단이죠. 관심이 있으시다면 언제라도 환영이지만, 오늘만큼은 파티를 즐겨주세요.
아참, 오늘 그 무슨 괴도...가, 온다는 얘기가 있던데. 혹시 들으셨습니까?
 
아르도어:(잠자코 이야기를 듣는다. 이 남자는 야수회의 일원인가. 그렇다면⋯.) 그래. 골드 람피온이 이곳에 온다고 하더군. 그 괴도의 생각은 모르겠다만, 노린다면 야수회의 저주받은 보석이겠지. 금색으로 찬란하게 빛난다던.
 
뱀파이어 분장을 한 남성:저주받은 보석? 그런 소문이 돌고 있었군요. 신의 축복을 받은 보석, 옐로 다이아몬드입니다. 그 황금빛 보석이 얼마나 귀한지……
괴도가 그 보석을 훔쳐 가면 이만저만 손해가 아닙니다! 만일 정말 경찰이라면, 꼭 그 망할 도둑을 잡아주세요. 그렇다고 여기저기 헤집고 다니진 마시고요. 손님들이 불안해하니까.
 
아르도어:저주가 아니라 신의 축복인가? 와전되어 있었나 보군. 소문이란 것이 그렇겠지. (저렇게 보석에 대해 확신하는 것을 보아 일원임은 분명하다. 어쩐지⋯ 낌새가 별로군.)
그 도둑을 제외하고, 이곳에 모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생각은 없으니 안심해라. 너도 좀 더 어깨에 힘을 빼고 파티를 즐기는 것이 좋겠군. 가령⋯ (마침 흘러나오던 음악이 뚝 끊겼다. 악단이 새로운 곡을 준비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 춤이라던가.
 
대화하던 상대가 아르도어의 말에 자리를 뜨자, 무도회장의 음악이 한층 우아한 무도곡으로 변합니다.
 
사람들이 쌍을 지어 춤을 추기 시작하는군요.
 
달리 파트너가 없는 당신은 그런 대열을 피해 구석으로 밀려납니다.
 
월 플라워가 될 준비는 되었나요?
 
그 순간,
 
류예온:멋진 형사님, 저를 잡아가려고 오셨나요?
 
당신에게 팬텀 골드 람피온이 말을 걸어옵니다.
 
……아,
 
팬텀 골드 람피온의 옷을 입은 사람이요.
 
엄밀하게는 말입니다.
 
새 형상의 가면이 그의 얼굴 대부분을 가리고 있어 정확히 어떤 인상인지는 잘 알 수 없었습니다만,
 
세간에 널리 퍼진 ‘팬텀 골드 람피온’를 그대로 재현한 것 같군요.
 
장갑, 망토, 황금빛 달맞이꽃이 연상되도록 리폼된 중국풍의 정장.
 
아르도어: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64
판정결과: 실패
 
아르도어: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환불 불가능합니다 고객님
 
아르도어:
 
 
애교부리면 해줄게
 
아르도어:그냥 갑시다
 
하.......너무해
 
아르도어:노래가젛아
 
그의 왼쪽 귀에만 달맞이꽃 모양의 금색 귀걸이가 달려 있습니다.
 
한쪽만 한 귀걸이라니, 독특하네요.
 
류예온:저는 류예온입니다. 당장 체포하려는 게 아니라면, ...
함께 춤이라도 추실래요?
 
아르도어:⋯.
옌? (그 이름을 입 밖으로 내보는 것이 오랜만이라는 감상과 함께, 왠지 모르게⋯.)
아. ⋯ ⋯아니. 실수했다. 미안하다. 상대를 착각했군. (스스로도 왜 그 이름을 불렀는지 알 수가 없어서.)
 
류예온:... ...
... 어떤 분을 찾으시는 지는 모르겠지만, 이거 조금 실례 아닌가요? (빙긋)
저는 당신만 쭉 바라보고 있었는데.
 
아르도어:사과하지. 그러니까, 이름이 예온⋯. (말이 끊긴다.)
나를 말인가?
 
류예온:... 네!
 
아르도어:⋯왜지?
 
류예온:이런 곳은 처음 와보시는 거죠? 멀리서 봐도 한 눈에 티가 나더라고요~ 어색해보이는게 다 보이더만.
본인이 얼마나 눈에 띄는지 모르셨죠? 다른 괴도들이 오기 전에 제가 먼저 낚아채야겠다고 생각했다고요.
... 그러니, 손 잡아주시겠어요? 팔 빠질 것 같은데. (어느새 한쪽 손 내민 채로 바라보고있다. 함께 추자는 듯.)
 
아르도어:⋯그렇게 티가 났나? 음. (붙잡기를 망설이는 듯 손이 허공에서 움찔거린다.) ⋯미안하지만 이런 무도엔 그다지 경험이 없어. 실수할 수도 있다.
 
류예온:... 조금? 원래도 눈여겨 보고 있어서 그런걸지도 모르고요? (끝 의뭉스럽게 뭉갰다. 움찔거리는 손 가만히 지켜보다가 제 손 아래에 겹쳐 내밀어 놓으며, 자연스레 네 손 잡아 끌었다.)
미안할 필요 없어요~ 제가 이끌어주면 되는 거죠. 안그래요? 믿고 맡겨요, 저 나름. 연습도 해서 옛날에 비해 많이 나아졌거든요~.
근데 혹시… 그쪽 정말 경찰인가요? 여기 경찰 정복 입고 온 사람 그쪽밖에 없는데.
 
아르도어:(자연히 겹쳐진 손. 그 이끌림을 따라 한 걸음 더 서로에게 가까워지나, 모호한 언행에 의아함을 숨기지 않으며 물었다.) ⋯우리, 아는 사이인가?
난 예온이라는 이름은 알지 못하는데. (가면 너머의 눈동자를 곧게 주시한다.) 대답하기 전에, 이것부터 듣고 싶군.
 
류예온:아뇨? (즉답.) 저는 일단 당신을 모르는데요.
저도 모르고, 당신도 모르니 우린 초면인거죠. 다만 제가 당신을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 이정도?
아, 뭐 수상한 의도로 얘기한 건 아니에요. 그러니까 내말은 즉슨... ... 호감이 있다? 정도려나... ...
 
아르도어:⋯네 말은 이상하군. 초면의 상대에게 호감이 있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지 않나. (되려 수상하다고 여긴 것인지, 붙잡은 손에 좀 더 힘을 준다. 놓치지 않도록.)
말을 흘려놓고 모르는 척하는 방식은 관둬라. (한숨.) 네가 짐작한 대로⋯ 경찰에게 부탁하고 싶은 문제라도 있는 건가?
 
류예온:응? 왜지? 초면이라도 호감은 가질 수 있는 거 아닌가? 어어, 경찰님 너무 꽉 막힌 사고방식 아니에요, 그거? 첫눈에 반한다는 말도 있잖아~ (허허~ 장난스럽게 웃고 넘기는 가 싶더니.)
음, 그래서... 다시 말하자면. 뭐.
당신에게 첫눈에 반했습니다. 라고 할까?
 
아르도어:⋯ ⋯ ⋯.
 
류예온:(음?) 어? 진짜 경찰이에요? 어, 음. 어... (당황한 듯한 기색이더니.) ...딱히 부탁하고 싶은 건 없는데. 진짜 경찰일거라고 생각도 못했고... ...
그냥 진짜 경찰이랑 얘기해본거 살면서 처음이라 좀 신기한 감상? 정도? 아, 저 진짜 괴도는 아니니까 막 잡아가고 그러면 안됩니다~ 아셨죠?
 
해보등가 ㅋ
 
아르도어:ㅋㅋ 도전!!!!!
심리학
기준치: 10/5/2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까운수치가아닌데
 
아르도어는........ 아무것도 모르겠습니다.
 
아르도어:    아무거또모름
 
음? 맞는 말 하고 있는 것 같기도?
 
아르도어:    그럴듯해
⋯곤란하다. (농으로 건넨 말이겠으나, 어쩌겠는가. 농담이 통하는 상대가 아닌데. '첫눈에 반했습니다'라는 말에 덜컥, 돌처럼 굳었다 나온 말이 겨우 저것이다.)
나 말고 더 좋은 상대를 찾을 수 있을 거다. ⋯네가, 정말 괴도가 아니라면. (그럼에도 아직 완전히 의심이 사라진 것은 아닌지, 태도에는 빈틈이 없다.)
 
류예온:... ... ...
(그 말에 잠시, 무어라 뻐끔대다가 말문 턱하니 닫았다. 몇초간 침묵 있더니 곧이어 다시 태연한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가면에 가려져 눈에 보이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고.)
... ... 혹시, ... 지금 만나는 사람 있어요? 아니, 좋아하는 사람...도.
... 나는, 그쪽한테 마음 다 뺏겨버려서 다른 사람 못 만날 것 같은데.
 
류예온:(... ... 아차.) ...뭐! 물론, 제가 그쪽을 저한테 넘어오게 만들면 그만이지만요. 안 그래요? 경찰관님?
 
아르도어:⋯ ⋯정리 중이다. (많은 것이 싹둑 잘린, 완곡한 거절. 유독 그 문장을 내뱉는 목소리가 가라앉았다. 그 이상 못 들은 척했어도 되었을 것을. 내뱉고 나서야 위화감을 깨닫는다.)
(하지만, 그 말을 하는 상대에게선 적어도 거짓이 느껴지지 않았기에. 진심을 보여준 상대에게, 진심으로 응답하지 않으면⋯ 실례가 아닌가.) 그러니 응할 수 없어.
이번 춤으로 잊어라. (마주 잡은 손은 깍지를 꼈다. 발로 중심을 잡고, 그대로 턴. 훅 멀어졌다 가까워져 오는 이에게선 옅은 탄내가 난다.)
 
류예온:... ... 누굴 정리 중인데?
... 나, 기다릴 수 있어.
기다리는 거 잘해. 내 전문이거든.
그러니까, ... 정리가 끝나면 내 생각도 한 번 해주면 안될까?
 
그 말을 끝으로, 예온은 아르도어를 부드럽게 턴 시켜줍니다.
 
아르도어:
예술(춤) Roll
기준치: 5/2/1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스텝을 잘못 밟아 비틀거립니다.
 
그러고 보면, 당신이 아는 괴도는 오른쪽 무릎에 부상을 입었지 않았나요?
 
이왕 중심을 잃은 김에 은근슬쩍 부딪쳐보면 어떨까요?
 
아르도어:(흠칫. 비틀거리는 찰나, 중심을 잡으며 상대의 오른쪽 무릎에 일부러 다리를 부딪친다.)
기다리지 마.
 
아르도어가 부딪치기를 선택한다면 예온은 깜짝 놀라,
 
류예온:... 괜, 괜찮아?
 
하고 묻지만, 특별히 아파하는 모습을 보이진 않습니다.
 
류예온:... ... (앞선 말 애써 무시한 채,)
하마터면 내 발을 밟을 뻔 했네. 이거, 이거~ 조심해야지~...
 
오히려 넉살 좋게 넘어가버리네요.
 
이 사람…… 괴도가 아닌 건가?
 
춤이 끝나면 예온은 멋들어지게 인사를 합니다.
 
아르도어:⋯미안하다. 실수했군.
 
류예온:괜찮아요~, 뭐. 잘 못 춘다고 했으니까 이정도는 예상하고 있었기도 하고.
그보다, 아까 그랬잖아요. 그쪽 경찰이라고. 오늘 괴도가 여기 출몰한다고, 사복 경찰들이 여럿 숨어있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당신도 그런 거죠?
 
아르도어:(이내 꼭 붙잡고 있던 손을 놓아준다.) ⋯그래. 나 이외에도 몇 명이 잠복해 있지. 그 괴도를 잡기 위해서.
설마 그 괴도 같은 차림새를 이렇게 많이 보게 될 줄은 몰랐다만.
 
류예온:... 흐. 그래서 하는 말인데요.
저도 수사를 돕게 해주세요!
그야, 괴도가 좋아서 코스튬을 입곤 있지만, 괴도가 직접 눈앞에서 잡히는 걸 보는 게 훨-씬 재밌지 않겠어요? 잠입한 형사님을 도울 수 있다니 무용담이 되기도 하겠고요. 아, 너무 떠들고 다니진 않을게요. 절친한 사이한테만 아주 쬐끔!
 
아르도어:(깜빡. 이번에는 명백히 다른 당황으로 물든 얼굴이다.) 너를?
⋯민간인을 수사에 끌어들이지 않아. 그건 들어주기 어렵다.
 
류예온:... 하지만 분명 도움이 될걸요? 저 이래보여도 발도 넓고... 사교성도 좋아서 다른 사람 말도 술술 하게 만들 수 있고! (다 개구라다.)
끝까지 안 된다고 한다면…… 이러고 싶진 않았는데요.
여기서 아주 큰 소리로! 모두에게 다 들리게! 여기 형사님이 있다! 진짜 형사다! 하고 소리지를 거예요.
 
아르도어:그건 곤란해.
(진짜 곤란하다.)
 
류예온:그럼 괴도는 벼락같이 도망가기 바쁘겠죠? 형사님의 잠입 수사는 물건너가는거고~.
(신났다.)
어, 어어.
안돼?
안돼?
 
아르도어:⋯이거 협박인가?
 
류예온:아니?
회유죠.
큼. 큼.
하나~ 둘....
 
아르도어:⋯예온. 내 말 들어.
범죄자를 상대하는 일이다. 흉기를 휘두르는 살인범은 아니지만 위험해질 수도 있다.
단순히 너의 재미나 흥밋거리로 어울려줄 수는 없어.
 
류예온:흥. 저 괴도 좋아해서 자주 뉴스 봤거든요? 런*맨보다 더 자주 봤는데, 그 괴도 어디 사람 위험에 빠트릴 인물도 아니더만.
실제로 그 괴도가 사람한테 직접 물리적으로 해 끼친 적 있어요?
없잖아요.
그니까... 네? 제발, 한 번만~... ... 누나아아...
 
아르도어:⋯. (움찔!)
 
류예온:(헷)
저 진짜 방해 안되게 노력할게요! 그냥 뒤에 졸졸 따라다니기만 할게요? 네? 누나아...
 
아르도어:⋯ ⋯ ⋯하아.
 
류예온:누나아... 형사누나... 한번마안... (불쌍한눈...)
 
아르도어:⋯여차하면 퇴장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널 빼낼 거다.
그리고, ⋯호칭은 알이면 충분해.
 
류예온:(우하핫)
네! 누나! (뒷말 안들었다.)
 
아르도어:⋯ ⋯ ⋯난 네 누나가 아니야.
애초에, 나이를 어떻게 알고 누나라고 확신하는 거지?
 
류예온:음?
그야 경찰관이 되려면 경찰학교 나오고, 훈련 거친 다음에야 진짜 경찰이 된다고 들었거든요.
제 친구가 경찰학교 다녀서 알아요~
 
아르도어:(아주 예외도 없는 건 아니었지만.) ⋯흠.
 
류예온:그러니 당연히 저보단 나이가 많을거라 생각했죠.
 
류예온:그쵸, 누나?
(싱글벙글~)
 
아르도어:(납득함) ⋯알겠다. 대신 자주 부르지는 마.
그 호칭은⋯ 집중에 방해된다. (누군가가 자신을 그렇게 불렀을 때가 생각나서. 심지어, 목소리도 비슷한⋯.)
 
류예온:... ...
그럼~ 뭐, 알이라고 부를게요! 알려준대로.
자자, 그럼 그럼~ 배고픈데 레스토랑이나 갈까요? 아~ 허기지다~.
(슬쩍, 손 내밀음.)
미아 안되게 잡아줘, 알.
 
아르도어:안 그래도 가려던 참⋯. (말이 멎는다. 왜 이렇게, 닮은 거지?)
⋯ ⋯그래. (복잡한 기분으로 그 손을 붙잡았다. 걸음 옮기는 동안 말이 없다.)
 
레스토랑은 본회장보다 평온하고, 부드러운 음악이 흐르고 있습니다.
 
동그란 테이블이 여러 개 있고, 테이블마다 사람들이 잔을 기울이며 담소를 나누고 있네요.
 
예고 시간 두 시간 전.
 
그러고 보면 출동한 이래 아직 아무것도 먹지 않아, 슬슬 허기가 집니다.
 
아르도어:
건강
기준치: 95/47/19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직은 참을 만한 정도지만, 역시 배가 고픕니다.
 
괴도를 쫓는 일에도 체력이 필요하니 지금 뭐라도 먹어두는 게 좋을 거예요.
 
류예온:알도 뭐라도 좀 들지 그래? 시간도 좀 남았고.
배고파서 제 때 힘을 발휘하지 못해서 놓치기라도 하면 어떡해?
 
예온이 은근슬쩍 말을 놓으며 뷔페에서 가져온 음식 접시를 내려놓습니다.
 
먹음직스러운 스테이크나 신선한 샐러드, 달콤한 쿠키 같은 것들이 담겨 있네요.
 
아르도어:원래 소식하는 편이다. 오기 전에도 먹어뒀으니 문제는 없어.
 
특히 아예 한 접시는 일반 만두, 샤오롱바오, 딤섬... 각종 만두로 가득 차 있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물병과 레드 와인이 놓여 있습니다.
 
다른 음료를 원한다면 뷔페에서 마음껏 가져오면 됩니다.
 
아르도어:(말을 놓은 것을 눈치챘지만, 이외에는 별말 없이 내버려둔다. 접시에 담겨진 음식들을 가만히 바라보는데⋯.)
만두를 좋아하나?
 
류예온:자자, 그러지 말고 먹어.
... 응?
아, 아~ 만두 맛있잖아? 있길래 좀 가져왔지.
... ... ... 좀 많나? (많다.)
 
아르도어:뭐, 잘 먹는다는 건 좋은 일이지.
 
류예온:그래서 알은 안먹게?
저기 샐러드나 뭐... 닭가슴살로 만든 요리 같은 것도 있고. 파스타도 있고, 밥도 있고...~
잘 먹는단 게 좋다면 나한테도 잘 먹는 모습 보여줘. (샤오롱바오 와앙)
(가만히 봄)
 
류예온:(우물우물우물우물우물)
(꿀꺽.)
...아니, 아니. 먹다 체하겠네.
 
아르도어:그런 것치곤 잘 먹는다만.
 
류예온:왜 그렇게 쳐다봐?
... 비유지!
 
아르도어:⋯정말로 우리 처음 만난 사이인 게 맞나?
 
류예온:아까 이미 끝낸 얘기를 또 하고 있어?
나~참. 뭐가 그렇게 의심스러운데?
 
아르도어:⋯닮아서.
 
류예온:...?
뭐랑?
 
아르도어:⋯마실 것 좀 들고 오지.
 
류예온:... ... 그러던가... (다소 의아하단 눈으로 바라보기만.)
 
아르도어:(뷔페 쪽에서 투명한 물 두 잔을 들고 돌아왔다. 오른손에 들고 있던 건 상대 쪽에 놓아준다.)
 
류예온:... 으응? 여기 물은 있는데.
내 것도 가져온거야? 고마워라~.
 
아르도어:네 건 탄산수다. (옆자리에 앉으며 물을 벌컥 들이킨다. 흐름이 끊기지 않고 원 샷~)
 
류예온:헐! 탄산수 좋아하는 거 어떻게 알고 가져왔대? (우하핫)
(따라 두 모금 꿀꺽,) 크으으-.
그럼, 그럼. 나는 알에게 와인 한 잔. (네 앞에 놓인 투명한 잔에 어느새 따 놓은 레드와인 반 쯤 따른다.)
 
아르도어:잠깐, 기다려라. 업무 중에 술은 마시지 않아.
 
류예온:...으잉?
모처럼인데?
 
아르도어:⋯이건 또 어느 틈에 딴 거지. (테이블 위로 굴러다니고 있는 코르크 마개를 본다.)
당연한 것 아닌가. 경찰이 하는 일 중엔 음주 단속도 있다. 술을 마시고 일할 수 있을 리 없지 않나.
 
류예온:... 췟.
너무해.
그럼 장단이라도 맞춰줘. 물로 짠~ 해줘도 좋으니까.
 
예온은 제 몫의 잔을 들고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은은한 불빛 아래의 예온은, 아직도 가면을 벗지 않네요.
 
설마 식사하면서까지 가면을 쓰고 있을 셈인가요?
 
먹는데 지장은 없겠습니다만…….
 
류예온:얼르은, 나 팔 떨어져~~...
 
아르도어:    애 맞군.
(빈 잔으로 짠, 가볍게 유리 울리는 소리가 난다.) 그런데 식사 중에도 계속 쓰고 있을 건가? 가면.
 
류예온:(헷)
응. 계속 쓰고 있을건데. 가면무도회잖아?
본분을 다할 뿐이지.
 
아르도어:충실하군. (그러려니.) 답답하게 느껴지진 않나?
 
류예온:응. 뭐 적당히 숨 쉴 구멍도 있고 밥도 먹을 수 있는데 뭐가 답답하겠어? 나름대로 편하다구, 이거.
그보다 말야, 그거 알아? 계속 알을 지켜보다가 알았는데, 몇 명 정도 경찰인 것 같은 사람을 특정할 수 있겠더라고. 근데 다들 즐기는 눈치더라, 파티 자체를.
근데, 알만 괴도를 잡으려는 열망이라던가, 뭐 그런게 보였다고 해야하나. 남들보다 더 열심히 수사하던데. 괴도랑 척이라도 졌어?
 
아르도어:범죄자를 잡는 게 내가 할 일이니까. 그 외의 사감은 가지고 있지 않아. (고개 기울인다.) 동료들이 즐기는 것과도 별개다. 각자의 위치에서 역할을 하면 될 뿐이지.
그러는 예온. 너는 괴도를 좋아한다고 했으니, 괴도를 잡으려는 나를 불편하게 여기는 게 맞지 않나?
 
류예온:헤-에, 그래? 그럼 뭐, 말고. 내 착각이었나보다~
(만두 입에 와굿, 넣더니...)
(우물우물우물... 발음 다 뭉개진채로 뭐라 웅얼대다가, .......꿀꺽!)
에이, 하지만 괴도가 나쁜 짓을 하긴 했으니까~ 뭐, 경찰관이 잡으려고 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는 가고! 내가 불편하게 여길 거 뭐가 있어?
그래도, 사실 괴도도 문제긴한데... 이 파티를 연 야수회라는 종교단체, 그리 떳떳한 데는 아닌 것 같던데?
야수회와 관련 있는 실종자들이 여럿 나왔다는 소문을 오기 전에 들었지 뭐야.
 
류예온:(념념우물우물) 알은 알고 있었어?
 
아르도어:⋯실종자? 아니, 처음 듣는 이야기다.
이 야수회라는 종교 단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건가? 좀 더 자세히 듣고 싶다만.
(여태껏 골드 람피온에게만 집중하느라 이 종교 단체에 대해선 자세히 알아본 바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자세를 고쳐 앉고는, 의자를 끌어당겨 그쪽으로 붙는다.) 목소리는 줄여도 된다. 참가자들 중에 이 단체의 일원이 섞여 있는 것 같더군.
 
류예온:... 아하, 그래?
아무래도, 그쪽 사람들이 연 파티니까 같이 어울리는 것도 충분히 그럴 만 하지~
뭐, 근데. 잘~ 알고 있다고 하기엔 좀. 그래봤자 나도 떠도는 소문 들은게 전부니까 말이지?
수상한 사이비 교단이 다 그런 거 아니겠어? 비리고, 청탁이고, 가끔은 손대면 안되는 거에도 손을 대서 세계의 존망을 위협하고~, 뭐 어쩌고? 혹시 몰라? 여기에 비밀의 장소가 있을 수도~... 물론, 추측이지만!
이젠 괴도보다 이 쪽이 더 수상쩍어보이셔? (속닥)
 
아르도어:⋯보통 종교 단체에 세계의 존망까지 달려있나? 아무래도 그건 과장이겠지. (청탁까지는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듣는가 싶더니, 이후로는 맥이 빠진 얼굴이다.)
하지만 실종자들에 관해선 알아보도록 하지. 소문이란 건 와전되어도 근본 없이 생겨나지는 않더군.
 
류예온:뭐야아, 물어봐놓고 못 믿는다는거야? 나름대로 도움 되는 얘기 해줬더니! (씩씩;)
 
그렇게 대화가 진행되던 중에,
 
아르도어: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2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본회장 쪽에서, 조금 전 만났던 뱀파이어 분장의 남성이 휴게실로 향하는 걸 발견합니다.
 
쉬러 가는 걸까?
 
태도가 상당히 주의 깊네요.
 
류예온:저 사람, 야수회랑 관련 있는 사람 아니야?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따~악 수상하게 등장하시는구만~.
 
아르도어:내 생각도 같다. 아까 대화한 사람이군.
 
그때, 아르도어는 당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발걸음을 멈추게 됩니다.
 
아르도어:(멈칫.)
 
그 사이 뱀파이어 남성은 휴게실로 쏙 들어가고 마네요.
 
바로 따라가긴 무리일 것 같습니다.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잠시만요!
 
역시, 조금 전 만났던 붉은 드레스의 여성입니다.
 
여성은 다소 혼란스러운 얼굴로, 아르도어에게 셜록 홈즈로 분장한 남성을 보았냐고 묻습니다.
 
대화가 무르익어 그와 단둘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그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고 말이에요.
 
아르도어:흠. (고개를 젓는다.) 아까부터 계속 이곳에 있었지만 이쪽으로 온 사람은 없었다. 집으로 돌아간 건 아닌가?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그, 사실 저한테만 초대장이 없이, 몰래 들어온 거라고 밝혔는데……
어쩌면 그게 들켜서 내쫓긴 거면 어떡하죠? 사람들이 다투는 소리를 들은 것도 같아서요.
저 말고도 함께 온 이들이 몇몇 사라졌다고 말한 사람들이 있어요. 휴게실에도 레스토랑에도 없고……
그렇다고 차는 남아있는데 돌아갈 리도 없잖아요. 걸어서 돌아갈 거리도 아니고요.
 
아르도어:⋯. (그 말을 듣자 예온 쪽을 바라본다.)
(잠시 눈을 마주치더니 다시 여성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그럼 지금 이 건물 내에서 실종된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라는 거군.
 
류예온:... 응? 나, 왜? 뭐? (고개 기울임)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옥상이 있다고 해서 가봤지만, 단단히 잠겨 있고 인기척도 들리지 않아요. 별일이네요, 정말...
 
혹시 셜록 홈즈를 마주치게 된다면, 자신이 찾고 있다고 전해달라며 여성은 본회장으로 돌아갑니다.
 
류예온:... ...
이제 어쩔거야?
 
아르도어:⋯실종자가 있다는 이야기. 정말이었군.
 
류예온:거봐. 내 말 맞잖아.
 
아르도어:믿지 않은 건 아니었어.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 남자를 쫓는다. 연관이 있거나, 적어도 알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드는군.
 
류예온:아깐 못 믿겠다는 듯이 굴더니? (이 얘기는 아니었지만.)
 
아르도어:⋯믿어. (휴게실 방향으로 고갯짓을 한다.) 따라올 건가?
 
류예온:... ... 헷.
진짜지? (쫄래쫄래 따라가면서...)
나도 믿어, 알.
좋~았어! 그럼 가보실까나!
 
아르도어:⋯. (먼저 예온의 손을 붙잡더니, 휴게실로 향한다.)
 
예고까지 한 시간 전, 기이하게도 휴게실은 단 한 명의 사람도 보이지 않습니다.
 
요란한 파티였으니 한둘 정도는 이곳에서 쉬고 있으리라 생각했는데요.
 
뱀파이어 분장의 남성도 보이지 않습니다.
 
다들 어디로 간 걸까요?
 
여성의 말이 신경 쓰입니다.
 
창문소파테이블서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아르도어:(창문 너머를 살펴본다. 눈에 띄는 수상점이 있는지.)
 
회색 커튼으로 가려진 창문입니다.
 
창문을 열어보면, 숲의 향기가 섞인 밤바람이 불어옵니다.
 
건물 주변에 우거진 숲은 이런 밤에 들어갔다간 길 잃기 딱 좋겠죠.
 
건물을 빙 둘러 주차된 자동차들이 보이지만, 그 외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아르도어:밖으로 나간 것 같지는 않군. (사람의 기척은 없다. 창문에서 떨어져 소파를 살펴본다.)
 
푹신푹신한 소파가 여러 개나 놓여 있습니다.
 
예온은 소파에 드러누워 살 것 같다며 탄성을 흘리네요.
 
류예온:파티는 좋지만, 읏차.
역시 좀 누워서 쉬는 것도 좋지~
 
아르도어:⋯.
 
류예온:누나도 여기 누울래? (손 끌어당김)
 
아르도어:수사 중이잖아.
 
류예온:그러지말고, 한 번만 앉아보래도?
 
아르도어:(그대로 손이 붙들린 채 가만히 서 있는가 싶더니, 무릎 한쪽을 소파 위로 올리고 상체를 숙인다. 상대를 덮칠 듯 소파 등받이에 팔을 대고는.) 내가 말했잖아.
옌, 수사 중엔 장난치지 마.
 
리우 옌:... ...
... ... ... 장, ... 장난 아니었는데.
 
아르도어:⋯일어날 건가? 아니면, 나랑 이러고 있을 건가?
 
리우 옌:(제 손으로 얼굴 근처 가리려는 듯, 추켜올리고서는... 고개 옆 쪽으로 슬금 돌린다. 귀 끝이 화끈거린다.)
... ... 일어난다고, 바보야.
(벌떡 일어서곤 괜히 한참 멀리 떨어져서 창가에 기댄다.)
 
아르도어:누구더러. (옅은 한숨. 짙은 그림자에 상기된 뺨이 가려져 다행인가. 하지만 지금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아직 온기가 남아있군. (옌의 것만이 아니다. 소파 위 남은 열기는 다수의 사람들이 이곳에 있었음을 의미한다.)
 
푹신푹신하여 깊게 앉는다면 자국이 남는 재질의 소파입니다.
 
열기 뿐만이 아니라 예온이 드러누운 소파를 제외하고도, 어떤 소파들엔 자국이 남아있습니다.
 
최근까지 이곳엔 사람들이 모여 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들 어디로……?
 
아르도어:비밀 장소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었나. ⋯그럼 출구가 여기 있겠군.
(테이블을 살펴본다.)
 
: 조화가 든 꽃병이 둥근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둥근 테이블은 상당히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르도어:(꽃병을 들어 안을 확인해 본다. 이 정도 크기의 테이블에 꽃병 하나뿐인가.)
 
꽃병을 들어본다면 테이블에 단단하게 접착되어 떨어지지 않지만, 돌릴 수는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조금 기묘하네요.
 
아르도어:⋯이건? (꽃병 쪽은 잠시 내버려둔 채 서가를 확인한다.)
 
자기계발서나 에세이, 킬링타임용 책들이 듬성듬성 꽂힌 서가입니다.
 
아르도어:
자료조사
기준치: 40/20/8
굴림: 64
판정결과: 실패
 
“아르도어, 실패해도 괜찮아.”
 
라는 제목의 힐링 서적을……
 
아니, 지금은 실패할 수 없어요!
 
당신이 헤매고 있자, 예온이 다가와 낡은 기도서를 한 권 뽑아냅니다.
 
알 수 없는 언어로 적혀 있습니다.
 
아르도어에게는 이 책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지식이 없습니다.
 
그러나 막연히 훑는 것만으로도 까닭 모를 두려움과 불길함이 등줄기를 타고 오릅니다.
 
아르도어:
SAN Roll
기준치: 85/42/17
굴림: 84
판정결과: 보통 성공
Rolling 1D3
굴림: 1
 
아르도어:⋯평범한 책이 아니군.
(어딘가 표시된 부분은 없는지 종이를 빠르게 넘기며 확인한다. 내용은 읽지 않고 넘기는 모양새다.)
 
표시된 부분은 간간이 있지만 영 알아볼 수 있는 내용은 아닙니다.
 
아르도어는 종이를 빠르게 넘기다가, 어느 한 페이지에 끼워져 있는 메모를 발견합니다.
 
리우 옌:... 큼. 흠. 뭐 찾았어?
 
아르도어:방금. (찾아낸 종이를 옌에게도 보여준다.) 이 아래에 공간이 있는 모양이다.
 
리우 옌:흐-응. 재밌네.
들어가는 방법은 꽃병인가?
 
아르도어:그런 것 같다. 돌릴 수 있게 되어있더군.
(종이에 적힌 대로 창문을 등진 채, 꽃병을 시계 방향으로 세 바퀴 반 돌린다.)
 
창문을 등지고, 테이블 위의 꽃병을 시계 방향으로 세 바퀴 반 돌리자,
 
커다란 테이블이 반으로 갈라지며 그 안에서 숨겨진 계단이 드러납니다.
 
계단은 아주 길고 깊습니다.
 
지하로 이어지는 계단임이 틀림없군요.
 
아르도어: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사람이…… 있는 건가?
 
확신할 수 없군요.
 
동시에, 무전기가 울립니다.
 
어느 순간부터, 옌이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리우 옌:... ... 알, 안 내려갈거야?
이 아래에 사람들이 잡혀있을지도 몰라. 아니, 잡혀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래도… 무도회장으로 돌아갈 거야? 뭘 위해? 네가 명령을 중요시 여기는 거, 알지.
하지만 보석이 본회장에 있을 것 같지도 않고, 있다고 해도… 이걸 모른 체하고 갈 순 없잖아.
경찰이라면 옳은 일을 해야 하잖아? 내가 강력반일 때는 그렇게 배웠거든.
그렇게…… 괴도가 잡고 싶어?
 
리우 옌:알은, 그 정도로 괴도를 싫어해? 아직까지?
 
아르도어:⋯안 돌아가.
난 명령을 우선시하는 게 아니야.
시민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 내 일이다. 구할 수 있는 생명을 앞에 두고 돌아서는 건 용납하지 않아.
 
리우 옌:... ... 헤.
 
아르도어:그리고⋯. (상대의 손목을 붙든다. 강하지만, 부드러운 힘으로.)
너라면 이미 잡았어.
 
리우 옌:... ...
 
아르도어:알았으면 내려갈 준비해.
(허리춤에서 권총을 빼 들었다.)
 
리우 옌:... ... (뻐끔, 뻐끔...)
하, ... 미치겠네, 진짜...
... ... 나한테 방금 청혼한건가? (애써 웃으며 얄팍한 농담 한 번 지껄여본다. 귓가 터질듯 발가스름 한 주제에...)
아주 그냥 반해버리겠어, 응?
 
아르도어:⋯아까는 첫눈에 반했다더니. 거짓말이었나?
 
리우 옌:... 푸핫.
언제부터 알았어?
처음부터?
 
아르도어:⋯글쎄.
네 이름을 불렀을 때부터, 라고 해두지.
⋯고백은 그 가면을 벗은 다음에 다시 해.
(그 말을 끝으로 지하로 내려간다.)
 
리우 옌:...
(말 없이 따라 내려갔다.)
 
둘은 경계하며 계단을 따라 내려갑니다.
 
이곳은 전파가 잘 통하지 않는지, 무전기도 더는 쓸 수 없습니다.
 
손전등에 의지하며 얼마나 내려갔을까요.
 
곧 바닥에 도착합니다.
 
이곳은 아주 좁은 복도처럼 생겼고, 바로 앞에는 거대한 문이 하나 보입니다.
 
좁은 문 틈 사이로, 다수의 인기척이 느껴집니다.
 
개중에는 신음과 애원, 분통을 터트리는 사람까지 있네요.
 
애석하게도 문은 잠겨 있습니다.
 
아르도어:여기군.
 
하지만 열쇠를 어디서 얻을 수 있겠어요?
 
아르도어:근접으로부순다
 
wow
 
도전!
 
아르도어:잠깐 뒤로 물러나 있어라.
 
리우 옌:... 으응.
 
아르도어:(일순 숨을 들이켜는 소리와 동시에 쾅! 반 바퀴를 넘게 회전한 다리가 문에 직격으로 꽂혔다.)
근접전(격투)
기준치: 90/45/18
굴림: 8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쾅!!!
 
아르도어가 문짝을 걷어차자, 요란한 소리가 터져나오며 문이 힘차게 날아갑니다.
 
우수수 먼지와 파편들이 쏟아져 나오네요.
 
아르도어:열렸군.
 
리우 옌:... ... ... 가끔 널 보면 해결 못하는 일이 없겠다 싶어...
 
아르도어:실제로도 그렇다만.
⋯널 제외하고.
 
리우 옌:... 헹. 바보.
해결 못할 게 뭐 있어?
이미 난 해결 하셨는데.
 
옌이 앞장서 문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재개
 
문을 열어 안으로 들어가자,
 
셜록 홈즈의 옷을 차려입은 남성:사, 살려주세요! 부탁이에요!
 
셜록 홈즈 옷을 입은 남성이 비명을 지릅니다.
 
그의 옆에는, 밧줄에 묶인 여러 사람이 덜덜 떨며 울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을 보기도 전에 당신은, 지하의 제단에 시선이 쏠릴 것입니다.
 
‘제단’이라는 말 외에는 설명할 수 없는 그 구조물은 기이하고 모독적인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사람 여럿이 기괴하게 꼬인 모양의 화로에서 불이 타오르고,
 
제단은 피와 살점으로 얼룩져 최근까지 비인도적인 의식이 치러졌음을 짐작하게끔 합니다.
 
아르도어:(그 광경을 목도하면 절로 눈살이 찌푸려진다.) ⋯.
SAN Roll
기준치: 84/42/16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르도어:그저 납치 혐의는 아닌 것 같군.
 
셜록 홈즈의 옷을 차려입은 남성:이상한 사람들이 우리를 여기에 가뒀어요!
당장 나가게 해주세요!
 
아르도어:뱀파이어 분장을 한 남성이었나? 다친 인원은?
 
셜록 홈즈의 옷을 차려입은 남성:그건 정확히 기억이 안나요... 검은 정장을 입은 사람 몇 명이 붙잡았던 기억 밖에...!
 
아르도어:다수란 말이군. ⋯알겠다. 지금 당장 나가지. (묶여있는 사람들의 밧줄을 풀어준다.)
옌, 괜찮다면 손을 좀 빌리지. 그쪽 인원을 부탁한다.
 
당신은 그들을 구하기 위해 발걸음을 떼었으나, 어쩐지 시선은 한 곳에서 떨어지질 않습니다.
 
제단의 가장 위, 솟아오른 단상에 놓인 건 분명, 보석이었으니까요.
 
희미한 빛 속에서도 찬란한 광채를 품고 있는 황금빛의 다이아몬드.
 
아르도어:
정신
기준치: 85/42/17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한순간 눈길을 빼앗겼지만, 고개를 돌립니다.
 
그래봤자 보석이니까요.
 
리우 옌:알, 괜찮아?
 
옌이 당신을 잡아끕니다.
 
당신과 눈을 맞추려는 것처럼.
 
아르도어:⋯아.
⋯그래. 괜찮아. 사람들의 구출이 우선이다.
 
당신의 안위를 살피려는 듯 가면 너머의 눈이 몇 번 깜빡입니다.
 
리우 옌:... ... 응. 알고있어. (손 여전히 놓지 않았다. 되려 꼭 잡은 채.)
 
아르도어:(물끄러미.) ⋯네 눈동자가 더 아름답군.
 
리우 옌:...............................
 
아르도어:(자각 없이 그런 말을 내뱉고는 마저 인질들의 밧줄을 힘으로 끊어낸다.)
 
리우 옌:... ... ... ... 노...
놀리지마... ... (얼굴 시뻘개져서 함께 밧줄 끊어냈다...)
 
옌이 작은 나이프로 밧줄을 끊어냅니다.
 
왜 저런 걸 가졌는지는 의문이지만, 밧줄을 끊으려면 날붙이가 필요하겠죠.
 
각각의 인질들은 떨며 무서워하고, 전율하고, 당장 풀어달라며 악을 씁니다.
 
공통된 말을 들어보면 갑자기 습격당해 정신을 차리자 여기였다는 것 같군요.
 
아르도어:진정해라. 이곳에 나를 포함한 경찰도 출동해 있다. 심상치 않은 상황인 만큼 바로 체포할 수 있을 거다.
거동이 불편한 인원은 없나? 일단 위로 올라가 이 사람들에게 사실을 전해. (경찰들의 인상착의를 말해준다.)
 
아르도어가 애써 사람들을 진정시키려 해도 그들의 동요가 가라앉지 않습니다.
 
인상착의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셜록 홈즈를 필두로, 인질들이 우왕좌왕 앞을 다투어 도망칩니다.
 
무전기는 여전히 먹통입니다.
 
아르도어:무전은⋯ 쯧. 먹통이군.
 
옌도 도망칠 거라 생각했지만, ...
 
어째선지 그는 제단 앞을 빙글빙글 맴돌며 무언가를 하고 있는 듯합니다.
 
아르도어: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4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제단에 그려진 마법진, 과 비슷한 것을 발로 뭉개거나 칼로 흠집을 내어 훼손하고 있습니다.
 
왜 이런 짓을 하는진 모르겠지만, 아주 집중한 얼굴이에요.
 
리우 옌:...
 
아르도어:⋯옌. 현장 훼손은 금지야.
 
리우 옌:... ... ... 아,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 잠자코 지켜보기나 해. (이번만큼은 단호하다.)
 
아르도어:괴도가 형사한테 명령하는 건가? (그리 대꾸하면서도 저 그림에서 느껴지는 불안한 기운에, 그 이상 말리는 기색은 아니다.)
 
리우 옌:헹, 나도 형산데?
몰랐겠지만, 난 마약반 갔거든. (슥슥.)
 
아르도어:그 옷을 입고 있을 때는 아니지.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은 이럴 때 쓰이는 건가 싶어.
 
리우 옌:아-아, 이건 정말 코스튬인데.
날 의심하는거야?
... 너무해~.
난 여기 오늘 수상한 마약범 있다는 얘기 듣고 잡으러 온 것 뿐이야.
의심 금지.
 
아르도어:(눈 하나 꿈쩍 않고선.) ⋯넌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거겠지. 이 장소의 존재도. 이 단체의 범죄 행위도.
 
리우 옌:응, 수사하다가 어쩌다보니 알게 되었더라고? 경찰의 일을 충실히 해냈을 뿐이지.
 
아르도어:단독으로, 동료들도 없이 말인가? (한숨.)
 
리우 옌:응.
누가 믿기야 하겠어? 미친 사이비 집단이 이상한 짓을 꾸민다고 하면?
그게 마약반이 처리할 일도 아니잖아. 다른 팀으로 배정받고 사건 넘어가면 어떻게 흐지부지 될 지도 모르고...
오래 걸렸다면 위험했을지도 몰라.
 
아르도어:⋯.
내가 이미 확신하고 있다는 건 알잖아.
 
리우 옌:뭐를?
난 여전히 모르겠는데.
 
잠시 후, 옌은 개운한 얼굴로 돌아옵니다.
 
아르도어:계속 그렇게 굴 건가?
 
리우 옌:아, 이제 됐어~! 완벽해.
잡소리는 여기서 그만.
이로써 한 건 해결~. 내 덕에 보너스 받으면 나중에 한 턱 크게 쏴야해, 누나? (큭큭)
 
아르도어:⋯넌 연락하라는 얘기를 그렇게 말하나?
 
리우 옌:뭐, 특별히 네 공로로 인정되어도 내가 눈 감아 줄게. 내 업무도 아닌거 들어왔다고 한소리 듣고싶진 않걸랑.
... 풉.
본인이 연락 안했다는 자각은 있나봐?
 
아르도어:⋯ ⋯그건.
 
리우 옌:(거의 숨결 닿을 정도로 가까이 다가와서는, 고개 불쑥 네 목덜미 쪽으로 파고들면서.)
난 네 연락만 기다렸는데...
……
…… 자, 그럼 나갈까, 형사님!
 
뱀파이어 분장을 한 남성:누구 맘대로!
 
탕,
 
아르도어:⋯나는, 네가.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옌의 망토가 크게 펄럭입니다.
 
아차하는 순간, 옌이 당신에게로 쓰러집니다.
 
아르도어의 어깨를 짚고, 휘청거리며 기댄 몸이 이상하리만치 무겁습니다.
 
아르도어:―옌!
 
춤을 출 때는…… 아주, 가볍고 날랬던 것 같은데.
 
당신의 손이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젖어듭니다.
 
부정할 수 없는 짙은 혈향이 느껴집니다.
 
리우 옌:…아, 잠. 잠깐,
 
아르도어:잠깐. 옌. 정신 차려⋯!
 
리우 옌:(헉,) ... 아, 알……
 
아르도어:젠장, 어딜 맞았지? ⋯지혈부터! 말하지 마라.
 
리우 옌:헉, (몰아쉬는 숨이 점점 거칠어진다. 눈 반쯤 풀린 채로,)
... ... 도망쳐.
 
어디선가 귀가 찢어질 듯한 웃음소리가 들립니다.
 
뱀파이어 분장을 했던 남성이 이쪽으로 총을 겨눕니다.
 
남성의 눈이 형형한 분노로 타오르고 있습니다.
 
뱀파이어 분장을 한 남성:거의 다 된 의식을 이렇게 망치다니!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발음의 신을 읊조리며, 그가 한 발, 한 발 다가옵니다.
 
아르도어:널 두고는 안 가. (다급하게 겉옷을 벗으려다 훽,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본다.) ⋯너.
그 발언은 이 사건의 주모자라고 봐도 되는 거겠지.
 
뱀파이어 분장을 한 남성:큭큭큭... ...
알아도 소용없다. 어차피 너희는 몇 분 뒤 제물이 되어 있을테니까!
 
아르도어:(철컥, 장전 소리와 함께 권총의 입구를 겨눈다.) 지금 내려놓지 않으면 발포하겠다.
3, 2⋯.
 
리우 옌:조, 조심해. 알…… 나는 이미 틀렸어……
 
옌이 비틀거리며 제단으로 기어가며, 총구를 겨눈 당신에게서 멀어집니다.
 
뚝, 뚝, 붉은 것이 떨어지는 자국이 선연하네요.
 
마지막으로 흘끗 본 옌은, 피에 흠뻑 젖은 손으로 자신의 왼쪽 귀를 만지작거리고 있었습니다.
 
뱀파이어 분장을 한 남성:한눈을 팔다니!
 
탕, 다시 총이 쏘아지지만 당신의 뒤쪽 벽을 맞춥니다.
 
아르도어:⋯순순히 연행될 생각이 없는 것으로 판단. 제압하겠다.
 
아르도어:(탕! 장전한 총알을 발포한다. 목표는 뱀파이어 분장을 한 남성.)
글록 17 9mm 오토
기준치: 40/20/8
고장: 98
굴림: 53
판정결과: 실패
피해: 7
 
아르도어의 탄환이 사교도의 바로 옆을 스쳐 뒤쪽 벽에 매섭게 꽂힙니다.
 
탄환이 벽을 파고들며 짙은 균열이 생깁니다.
 
아르도어: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 내려놔. (서늘한 목소리. 여전히 총구를 내리지 않은 채 가까이 다가선다.)
 
사교도:흥, 고작 그딴 협박에 놀아날 것 같나?
죽어라! (타앙, 격분에 찬 얼굴로 발포했다.)
권총
기준치: 30/15/6
굴림: 55
판정결과: 실패
피해: 6
 
격분에 손이 떨린 모양입니다.
 
총알이 아르도어의 바로 어깨 윗쪽 허공을 가로질러 날아갑니다.
 
끽, 철을 긁는 듯한 거슬리는 소리가 뒷편에서 들려옵니다.
 
아르도어:(총을 감아쥐는 손가락을 주시하고 있다가, 빠르게 상체를 숙인다. 옷에 구멍이 났겠군.)
(어느새 달려들 수 있을 만한 거리. 총을 발포하는 척 장전하다가, 그대로 범인의 몸 위로 엎어지며 제압을 시도한다.)
 
판정 굴려주세요!
 
아르도어:
근접전(격투)
기준치: 90/45/18
굴림: 3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르도어가 있는 힘껏 달려들어 사교도를 메칩니다.
 
괜히 아르도어가 경찰학교 1짱이란 소문이 돌았던게 아니죠?
 
사교도는 갓 태어난 아기 밤비처럼 다리를 후들거릴 틈도 없이 요염하게 주저앉습니다.
 
어디 주저앉기만 했나요?
 
아르도어의 품 안에 안착...❤️
 
아르도어:(꽈아아아아악.)
 
아르도어가 묘한 자세로 자빠트려 그의 목을 조릅니다.
 
잠시 기절만 시키자고요.
 
살인은 아니될 이야기입니다.
 
아르도어:(손목을 내리쳐 총부터 떨어트린 후, 몸이 늘어질 때까지 힘을 풀지 않는다.)
 
사교도는 열심히 발버둥 쳐보지만, 역부족입니다.
 
아르도어의 손목을 바득 쥐었으나 뭐... 이정도는 안마하는 수준이나 다름이 없죠?
 
아르도어:(그리고 숨이 멎겠다 싶을 즈음 힘을 풀더니, 뒷목을 탁! 깔끔하게 내려친다.)
 
사교도:... 켁,
 
힘 없고 가녀린 소리를 내며 사교도가 풀썩,
 
안타깝게 주저앉습니다.
 
솔직히 말해 힘은 총을 맞은 옌이 더 세겠어요.
 
아르도어:(사교도가 기절한 것을 확인한 후 바로 옌에게 달려간다.) 옌!
 
당신이 옌에게 달려가기 위해 몸을 일으킴과 동시에 뒤가 시끄러워지더니,
 
직장동료 C:“꼼짝 마! 경찰이다!”
 
여러 명의 경찰이 뛰어 들어옵니다.
 
제대로 정복을 갖추고 있네요.
 
직장동료 D:납치된 피해자들이 뛰어나와, 급하게 지원을 요청했어요!
곧 더 많이 도착할 겁니다!
 
당신의 동료가 짧은 설명을 마치고는 바닥에 쓰러진 사교도를 체포합니다.
 
아르도어:그거 다행이군. 신속한 출동에 감사를 표한다.
의료진을 요청할 수 있겠나? 여기 총을 맞은 부상자가⋯. (뒤를 돌아본다.)
 
그러나, 이게 무슨 일이죠?
 
제단 위에 쓰러져 있던 옌은 온 데 간 데 보이지 않습니다.
 
직장동료 D:...네? 부상자요?
들어왔을 땐 혼자 계시던데요, 이 사람하고. (사교도 흘긋.)
 
바닥에 이렇게나 피가 흥건한데도……
 
분명히 치사량의 피를 흘렸어요.
 
그대로 두면 죽을 거라고요.
 
...아, 잠시만.
 
……
 
아르도어:⋯.
 
당신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혈액팩을 발견합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혈액팩인걸까요?
 
확실한 것은, 그저 단순한 붉은 액체로는 당신이 속지 않았을 것이란겁니다.
 
당신은 그를 잘 알고 있으니까요.
 
그 또한 당신을 잘 알고 있겠죠.
 
마치, 터트렸다간, 실제로 피를 흘리는 것처럼 보이게...
 
아르도어:⋯ ⋯ ⋯.
 
직장동료 D:그런데, 결국 괴도는 나타나지 않았네요.
가짜 예고장이었나?
 
아르도어:
지능
기준치: 30/15/6
굴림: 49
판정결과: 실패
(그래, 그런 건가.) ⋯다행이군.
 
 
처음부터 당신은 알고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형사님’이라고 말을 걸었던 것,
 
기묘하게 자신을 잘 안다는 듯이 말했던 것이나,
 
뻔뻔하리만큼 익숙한 말투와 행동이라거나.
 
분명히 누나라는 호칭을 굳이굳이 썼던 것도 있고.
 
그렇게 남의 속을 썩게 해야만 마음이 후련했나요?
 
어떻게 가짜 피 주머니로 총에 맞은 양 행세할 수가 있죠?
 
당신이 어떤 반응을 할 지 빤히 아는 사람이!
 
아르도어:⋯정말 다치지 않은 거라면 그걸로 됐지. (긴 안도의 한숨 내쉰다. 그러나⋯.)
마저 얘기할 수 있겠군. 분명, 옥상이 있다고 했나.
 
맞습니다.
 
그는 분명 그랬었죠.
 
아직까지, 라고 했었죠.
 
아직까지라고 했다고요.
 
단상에 올려져 있던 옐로 다이아몬드가, 언제부터 사라졌었죠?
 
그 아래에 보란 듯이 놓여 있는, 찢어진 망토 조각은?
 
아르도어:디에고. (고개를 돌려 동료를 바라본다.)
 
망토 조각에는 빗나간 총탄 구멍이 뚫려 있었습니다.
 
아르도어:그 예고장은 가짜가 아니다.
 
직장동료 D:...네?
 
아르도어:저 단상 위에 있던 보석이 사라졌다.
 
직장동료 D:...어?
 
아르도어:그리고 방금 전까지 난 누군가와 같이 있었고.
 
직장동료 D:흐억?!
 
아르도어:그 사람이 갑자기 안 보이는군.
 
직장동료 D:그, 그럼 그 사람이, 설마...!
 
아르도어:난 괴도 골드 람피온을 쫓는다. 현장을 부탁해도 되겠나?
 
직장동료 D:하, 하지만 건물을 빠져나간 사람은 한 명도 없었는데...!
네, 일단은 그렇게 해두겠습니다!
현장 정리가 끝나면 뒤쫓겠습니다.
 
아르도어:부탁하지. 먼저 가겠다. (그 말을 남긴 채, 옥상으로 달려간다. 건물을 빠져나간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지금 사람이 머무르지 않을 만한. ⋯종종 함께 올라가고는 했던.)
 
아르도어가 옥상으로 달려간다면 꽁꽁 잠겨 있었던 문은 어째선지 쉽게 열립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금색의 달빛이 비치는 옥상에서 즐거운 듯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리우 옌:이야, 이야~ 이거 왜 이렇게 늦었대?
나 알이 졌나 잠깐 의심할 뻔 했잖아.
 
아르도어:이번 장난은 질이 나빠.
 
리우 옌:널 위해서 특별히 준비한 장난인데. 마음에 안들었어?
문은 닫고 들어오세요. 형사님?
 
옥상 난간에 기대 만월을 등지고 여유롭게 웃고 있는 괴도는, 확실히…… 얄미운 그였습니다.
 
아르도어:그래. 마음에 들지 않아. (하지만 말은 잘 들음. 문 꼭 닫음.)
 
리우 옌:푸하하. 괴도 말을 듣는 형사라?
오늘 집에 돌아가면 일기에 적어야겠다. (싱글벙글)
 
아르도어:(눈이 살짝 가늘어진다.) 이제 모른 척은 관둔 건가? 이게 낫군.
 
리우 옌:이미 들켜버린 판국에 무슨 거짓말을 치겠어?
애당초 알고 계셨잖아요, 형사 누나.
(제 입가 근처에 쉿, 하는 듯한 손가락 가져다 대고.)
 
아르도어:(한 발짝, 두 발짝. 그쪽으로 다가선다.) 넌 거짓말쟁이군.
 
리우 옌:응.
부정 안해.
 
아르도어:(그 손을 잡아챈다. 마치 춤을 추듯 다른 팔로는 허리를 감싸안고 제 쪽으로 당겼다.) ⋯그러면.
그날 밤 기억이 안 난다고 했던 것도, 다 거짓말인가?
 
리우 옌:... ... (훅 끌어오는 손길에 가면이 힘없이 툭, 떨어진다. 드물게 당황한듯한 얼굴로 바라보다가, 미간 조금 좁혀졌다. 여전히 웃는 입꼬리였으나...)
... ... 그건 좀 곤란한 질문인데.
하지만,
(네 넥타이 남은 손으로 바짝 끌어당겨 제 입술 포개 꾹 눌렀다. 입에 머금고 있던 달짝지근한 사탕이 어느새 네 입 안으로 옮겨져 있다.)
하지만 널 좋아한다는 건 역시 거짓말은 아니지.
... ... 이정도 대답이면 만족해? (상기된 낯이다.)
 
아르도어:⋯. (입으로 건네받은 사탕에선 혀가 아린 단맛이 느껴졌다. 아니, 이게 전부 사탕 때문인가?)
⋯넌 치사하기까지 해. (서로의 숨결이 느껴지는 거리에서, 가림막 없이 똑바로 마주한 얼굴은 제가 그토록 잊으려고 한, 지우려고 한⋯.)
그리고 난, 그런 네가 좋아. (첫사랑의 미소를 띠고 있었다.)
 
리우 옌:... ...
 
아르도어:(다시 한번 포갠 입맞춤은 처음의 것보다는 길었다. 만월 아래 피어나는 꽃을 오롯이 상기시키려는 것처럼, 두 눈 깜빡이지 않는다. 이윽고, 떨어지더니⋯.)
⋯가.
 
리우 옌:... (처음보다 조금 긴 입맞춤. 만월 아래서의 밀회. 그런 기분에 잠시 오싹함을 느꼈었나, 그게 아니라면... ... 사그러들지 않는 푸른 불꽃을 닮은 네 눈동자에 먹혀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던가.)
... ...
... 이대론... 싫어.
(그 말을 끝으로 막 떨어뜨렸던 입술 재차 포갰다. 그러나 여지껏과는 사뭇 달랐다. 단향 물고있던 혀 끝이 네 입술 틈새 물밀려 들어오기라도 하는 듯 꾹 맞붙어 온다. 허락을 구하는 듯, 살살 핥던 끝이 조금 벌어진 틈을 타 조금씩, 네 안으로 파고든다.)
——... (눈 질끈 감은채로, 네 목에 팔을 감고 숨을 꾹 눌렀다. 목구멍 깊은 데서부터 앓는 소리가 숨과 뒤섞여 잇새로 흘러 넘친다. 그럼에도 떨어질 줄을 모르고...)
 
아르도어:(작별을 예견하고 있던 몸이 재차 비집고 들어오는 것에 움찔, 떨린다. 그럼에도 그 온기를 놓치고 싶지 않은 건지⋯ 주홍빛으로 물든 뺨을 두 손바닥으로 감싸온다. 그의 바지 주머니에는 대충 넣어둔 것처럼 빠져나온 장갑이 있었다.)
(오가는 말도 없이 열기에 젖어가는 소리만이 옥상을 채울 무렵. 한참 만에야 툭, 이마를 맞대고 모자란 숨을 찾았다. 서늘한 공기가 일순 폐부로 들이차는 감각 때문인지. 입안에 머금던 것이 빠져나간 탓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턱가를 타고 흐르는 타액이 원인이었는지⋯. 미묘하게 뭉개진 말투로 운을 뗀다.)
⋯키스 못 하는군.
 
리우 옌:... ... 하아, ...
(열기에 물러진 숨 토해낸다. 잔뜩 상기된 낯, 턱을 타고 흐르는 타액 하며 살짝 풀린 듯한 눈까지, 결코 싫다고 할 수 없을 얼굴로.)
해본 것처럼 말한다? ...너도 내가 처음이잖아.
안 그래, 누나? (네 입술 여보란듯 잘게 깨물었다. 곧 속닥, 귓가에 열감 품은 숨 부러 뱉어가며 속삭인다.)
 
아르도어:⋯연모하는 사람과 하는 행위잖아.
(귓가에서 느껴지는 숨결을 따라 그 손을 꾹 쥐었다. 아까와는 달리, 이 환한 달빛 아래에서는 목까지 벌게진 것을 숨길 수 없겠지.) 네가 아니면 안 됐어.
⋯ ⋯곧 동료들이 올라올 거다. 이제 가.
연락할게. 옌.
 
리우 옌:... ...
... 기다릴게.
이번엔 거절하지 마.
 
아르도어:응.
⋯또 보지. 골드 람피온.
 
리우 옌:... 응. 헤어질 시간이네.
다음에 또 봐! 바이바이, 형사님.
 
정말이지, 의외로, 놀랍게도 당신은 괴도를 풀어주기로 합니다.
 
이유가 무엇인가요?
 
아뇨, 아르도어가 제일 잘 알고 있겠죠.
 
옌은 빙글빙글 웃는 낯으로 제 왼쪽 귓가에 손을 얹습니다.
 
리우 옌:오늘 이래로, 이 팬텀 골드 람피온은!
나름대로 착하게 살 것을 맹세하겠습니다.
뭐, 횡단보도 건널 땐 손 들고 건너고~ 길거리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으면 그것도 줍고? 지하철 자리 양보도 잘할게.
나 믿지이~.
 
아르도어:⋯하여간 거짓말쟁이군.
차 조심, 개 조심, 경찰 조심해. 바보 괴도.
 
리우 옌:응!
... 아! 맞다.
알도 조심해,
 
아르도어:뭐를?
 
리우 옌:어~ 뭘 조심하냐면...
섬광탄?
 
펑, 폭탄이 터집니다.
 
섬광탄입니다.
 
아, 또 걸렸어요!
 
아르도어:⋯너!
 
제대로 눈을 뜰 수 없고, 눈을 뜨려다간 눈물이 줄줄 흘러내립니다.
 
눈을 꾹 감은 당신의 입술에 무언가 부드러운 게 닿았다가 떨어집니다.
 
아르도어:(눈물 줄줄줄줄줄)
 
리우 옌:날 구해준 멋진 알에게 감사의 키스~
아 참, 아까 했었지.
 
곧, 괴도의 인기척이 사라집니다.
 
계단을 뛰어오르는 발소리 사이에서, 당신은 방치되어 훌쩍훌쩍 눈물만 흘립니다.
 
아, 젠장, 눈 아파…….
 
아르도어:⋯ ⋯ ⋯하.
난 정말 멍청하군⋯.
 
열받아,
 
……라고 생각했는데,
 
상사:아슬아슬한 대접전 끝에 괴도를 놓치다니, 참 아깝네.
그래도 보석은 건졌으니 그게 어딘가.
 
상사가 당신을 위로합니다.
 
책상 위에는 오늘 아침에 발간된 따끈따끈한 신문이 펼쳐져 있습니다.
 
1면에 들어간 것은 우리 모두 알고 있는 그 유명한,
 
괴도가 이렇게나 당황한 것은 처음이라며, 언론은 당신에게 큰 관심을 보이며, 대중들은 혜성처럼 나타난 형사에 감동합니다.
 
물론, 두 사람의 그렇고 그런 얘기는 한 글자도 없습니다.
 
아르도어: 그림
그림
 
돌아가는 길에 차에서 팬텀 골드 람피온(이었던 옌)을 만났다는 기사도 물론 없고요!
 
상사:그래도 다음엔 꼭 잡게나.
자네 어깨에 우리 경찰의 명예가 걸려 있어!
 
아아, 어깨가 무겁네요.
 
아르도어:⋯. (꾸벅.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그리고 점심시간, 당신에게 배달된 깜찍한 상자를 열면,
 
반짝이 폭탄이 터지고 감미로운 사랑의 세레나데가 울리고 손수 만든 초콜릿과 신문의 한 글자 한 글자를 오려 만든 성명서,
 
마지막으로 달맞이꽃 모양의 금 귀걸이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아르도어:골치 아프군. 이 괴도 녀석.
(그러나 그 말을 하는 표정은 더없이 부드럽게 풀린 채다. 픽 웃었다.)
⋯귀를 뚫어야겠군.
 
그리고, 귀걸이 위에 작은 메모가 놓여있습니다.
 
...3초 뒤?
 
리우 옌:... 미소 훔치러 왔는데요~.
형사 누나, 계세요?
 
아르도어:거짓말쟁이에, 치사하고, 뻔뻔하기까지.
나 불렀나? (쪽, 그 뺨에 입술 눌렀다.)
 
리우 옌:... ... 헷.
그런 나를 좋아하는 거 아니시던가, 우리 형사님은.
 
아르도어:응. 좋아해.
 
리우 옌:... ... ... ... 히.
나도. (쪽,) 좋아해.
 
괴도의 재방문입니다.
 
물론, 경찰 정장을 반듯하게 차려입었지만요.
 
역시 이 괴도를 이기지는 못하겠습니다.
 
싱글벙글 웃는 낯의 괴도와 함께, 막이 내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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